"다른 의사에게 명의 대여 이유만으로 급여비용 환수 안돼"
"다른 의사에게 명의 대여 이유만으로 급여비용 환수 안돼"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7.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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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2심서 요앙급여비용 환수처분 적법 판결…'원심 파기 환송'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 부당이득 환수 적용은 "법리 오해"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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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자인 한의사가 다른 한의사의 명의를 빌려 병원을 운영한 사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명의를 빌려준 한의사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 처분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한 의료기관이라는 사유만으로 요양급여비용을 환수 처분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한의사 A씨(원고)는 2011년 11월 1일 자신의 명의로 개설된 한방병원(이 사건 병원)에서 실시한 요양급여에 대한 비용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해 2012년 8월 2일∼2013년 6월 13일까지 요양급여비용 2억 3825만 4820원을 수령했다.

한의사 B씨(원고)는 2013년 6월 14일 자신의 명의로 개설된 이 사건 병원에서 실시한 요양급여비용에 대한 비용을 건보공단에 청구해 2013년 7월 25일∼2014년 8월 26일까지 요양급여비용 4억 169만 300원을 수령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2014년 12월 2일 또 다른 한의사 C씨가 원고들로부터 명의를 빌려 이 사건 병원을 개설·운영해 의료법 제4조 제2항(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원고 A씨에게 요양급여비용 2억 3825만 4820원, 원고 B씨에게 요양급여비용 4억 169만 300원을 환수 처분했다.

원고들은 건보공단에 2014년 12월 3일 환수처분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으나, 건보공단은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원고들은 건보공단의 환수처분이 부당하다며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1심판결에 이어 2심판결에서는 원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건보공단의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

2심 재판부(서울고등법원)는 한의사 C씨가 이 사건 병원에서 직원 채용이나 퇴사를 결정하고 자금을 집행하는 등 실질적인 운영자라고 봤다.

또 C씨의 부인도 자신의 남편이 신용불량자여서 원고들로부터 명의를 빌려 이 사건 병원을 운영했다고 진술한 점, 그리고 원고들의 명의로 이 사건 병원용 신용카드가 개설되는 등 원고들은 자신의 명의로 이 사건 병원을 개설해 줌으로써 명의를 대여해준 사실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의료법 제4조 제2항은 의료인이 고령이나 신용 상태가 나쁜 의료인으로부터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을 개설한 후 의료법 위반행위를 저지르거나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운영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 명의로 1개의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도 금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또 의료법 제4조 제2항은 의료인이 수 개의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것을 막는데 그치지 않고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의료기관 개설·운영에 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의료인이 의료법상 의무를 위반하는 것을 방지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국민건강보험의 건전한 운영을 도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C씨가 의료법 제4조 제2항이 시행(2012년 8월 2일) 전에 명의를 빌려 이 사건 병원을 개설했지만, 법 시행 이후에도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는 경우 의료법 제4조 제2항이 적용된다"고 밝힌 2심 재판부는 "C씨가 원고들로부터 명의를 빌려 이 사건 병원을 개설·운영한 행위는 의료법에 위배된다"며 건보공단의 의료법 위반을 근거로 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원심 판단을 파기하고 환송했다.

대법원은 "의료법 제4조 제2항을 위반했다는 사유만으로 이 사건 병원이 국민건강보험법이 정한 요양기관인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않거나, 이 사건 병원이 수령한 요양급여비용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부당이득환수의 대상이라고 보아 이 사건 환수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제1항 제1호의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 및 같은 법 제57조 제1항의 부당이득환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원심 재판부가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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