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처분 하자 없다면 급여비 환수 "무효 아니다"
행정처분 하자 없다면 급여비 환수 "무효 아니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5.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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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건보공단 환수 위법하지만...행정처분 명백한 하자 없으면 정당"
지자체장 의료급여비 환수는 무효 판단 "사무장병원 인정할 증거없어"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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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의료기관을 중복 개설·운영했더라도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정당한 요양급여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될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급여비용을 환수 처분한 것은 위법하지만 행정기관의 행정처분이 하자가 명백하지 않다면 요양급여비용 환수 처분은 무효가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또 법원은 중복 개설·운영한 의료기관이 이른바 사무장병원이 아니고 의사가 실제로 환자에게 의료급여를 새행한 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의료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을 환수 처분한 것은 법률관계나 사실관계가 전혀 없음에도 행정처분을 한 것에 해당하므로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해 무효라고 판결했다.

A의사는 B의사(서울 강남구에서 C의원 개설·운영)에게 명의를 빌려줬다. B의사는 A의사의 명의로 D의원(인천시 부평구에서 개설·운영)을 2012년 4월부터 2014년 2월경까지 개설·운영했다.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B의사가 의료법 제33조 제8항에서 정한 의료기관 개설기준을 위반한 의료기관으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기관이 될 수 없음에도 A의사는 D의원에서 수진자들에게 요양급여를 실시한 후 14억 4284만 6610원의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다며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근거해 요양급여비용을 환수 처분했다.

이와 함께 인천광역시 부평구청장은 D의원은 비의료인인 B(의사)가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해 개설한 이른바 사무장병원으로서 의료급여법에 따른 의료급여기관이 될 수 없음에도 A의사가 수진자들에게 의료급여를 시행한 후 5830만원의 의료급여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았다며 의료급여법 제23조 제1항에 근거해 의료급여비용을 환수 처분했다.

이에 A의사는 서울행정법원에 요양급여비 환수 결정 처분 등 무효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의사는 D의원에서 진료행위를 하지 않아 D의원은 의료법 제33조 제8항을 위반해 개설된 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요양급여비용 환수 처분은 위법하며, 환수 처분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기관이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기준의 어떤 내용을 위반했는지를 살피지 않은 채, 단지 그 위반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그곳에서 실시한 요양급여에 관해 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은 것을 모두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따른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의료법 제33조 제8항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은 의료인이 다른 병원을 소유함으로써 이익을 얻어 일종의 영리법인에 준하는 형태가 되어 국민건강 보호라는 공익보다는 영리를 추구하는 형태가 될 우려가 크다는 점을 우선 고려한 정책적인 입법이라는 것도 고려했다.

정책적 입법에 어긋난 것에 불과하므로 그곳에서 이뤄진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나 비급여 진료행위, 의료급여법상 의료급여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요양급여 등에 관한 관련 법령상 법률관계의 성립과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본 것.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의료법 제33조 제8항 위반을 형사처벌 및 면허 자격정지 대상으로 삼고 있으므로 이 규정을 통해 의료기관의 중복 개설·운영에 대한 제재가 가능하다"며 "이런 제재 수단이 있음에도 그 의료기관에서 이뤄진 진료행위에 관한 각종 급여비용의 수수를 속임수나 그 밖의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경우에 포함함으로써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 환수 처분의 사유로 삼는 것은 의료법 위반 사항을 지나치게 확장한 것이어서 요양급여비용을 환수 처분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행정처분에 존재하는 하자가 중대하다고 하더라도 외형상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다면 그 처분을 당연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봤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해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않아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때에는 행정관청이 이를 잘못 해석해 행정처분을 했더라도 이는 그 처분의 요건을 오인한 것에 불과해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행정기관의 요양급여비용 환수 처분의 하자는 외형상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기 때문에 요양급여비용 환수 처분은 무효가 아니다"고 판결했다.

이와 함께 "D의원은 비의료인이 개설한 이른바 사무장병원이 아니므로 지자체장이 의료급여비용을 환수 처분한 것은 위법하고, 그 위법이 중대·명백하므로 무효"라고 판결했다.

D의원이 비의료인이 개설한 사무장병원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A의사는 B의사에게 자신의 명의를 대여해 B의사로 하여금 D의원을 이중으로 개설해 운영하도록 한 사실만 드러났을 뿐이어서 환수 처분 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나 사실관계가 전혀 없다고 본 것.

이런 결정에 대해 A의사는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으나,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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