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 대응TFT위원장 '공공의대' 실패 예상...왜?
한희철 대응TFT위원장 '공공의대' 실패 예상...왜?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3.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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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희철 공공의대설립대응TFT위원장
"정확한 진단없어 공공의대 실패 가능성 높아"

보건복지부는 올해 안에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법안의 국회 통과 의지를 밝혔다.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정원은 49명으로 알려졌다. 공공의대 졸업생은 각 시도로 배치, 취약지 의료기관에서 10년 간 복무하게 된다. 10년 간 의무복무하지 않을 경우, 의사 면허는 취소된다.

의료계는 "의료취약지 문제를 별도의 공공의료인력 양성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발생 원인 분석에 대한 'miss'"라면서 "실패 가능성이 높다"고 정부의 공공의대 설립 정책을 비판했다.

[의협신문]은 한희철 공공의대설립대응TFT위원장(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의료계가 공공의대 설립을 반대하는 이유를 비롯해 필수의료 인력 부족과 의료취약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들어봤다.

한희철 공공의대 설립 대응 TFT 위원장(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회장)ⓒ의협신문
한희철 공공의대 설립 대응 TFT 위원장(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회장)ⓒ의협신문

"공공의대 설립, 병의 기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치료하는 것"

한희철 위원장은 정부가 필수의료·의료취약지 인력부족 해소를 위한 '처방'으로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병의 기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치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필수의료가 왜 부족한지, 의료취약지가 왜 발생하고 있는지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처방도 효과가 있습니다."

한 위원장은 "정부는 단순히 취약지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현상에만 집중해 강제로 이를 메꾸려 하고 있다. 문제를 급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만 앞서 있다"면서 "보건의료발전이라는 큰 틀의 계획 없이, 공공의료만을 단독으로 해결하기 위한 처방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은 년마다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하지만 2002년 보건의료기본법이 생겼지만, 정부는 18년 동안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세운 적이 없습니다."

한 위원장은 "보건의료발전계획이 전무한 상황에서 공공의료발전 계획을 세우는 것은 눈에 보이는 문제만 땜질식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문제점을 짚었다.

"공공의료의 문제는 한국의 왜곡된 의료보험의 고착화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의학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문제가 있고요. 결코 단순한 문제들이 아니기에 정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발전계획에 대한 큰 틀의 계획은 물론 공공의료발전계획에 대해 의료계와 사전에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오로지 직진만 해 왔을 뿐"이라며 "공공보건의료 발전위원회에 참여한 의료인 100%가 예방의학 전문의인 것도 문제다. 실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개원가나 병원 의사들을 포함했어야 했다"고 언급했다. 현장감이 떨어지는 '탁상공론'을 우려한 것이다.

공공의대 설립 후, 의사 양성까지 걸리는 시간과 비용대비 효과성이 떨어진다고도 했다.

"의사를 한 명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다. 공공의대생이 입학해 공공의료 인력으로 성장하기까지 10∼13년이 필요합니다. 공공의대 교육과정이 기존의 의대·의전원과 4년으로 동일한 상태에서 추가적인 공공의료에 대한 교육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수련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이 의대생들을 실습시킬 수 있을 정도의 실력과 조건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한희철 공공의대 설립 대응 TFT 위원장(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회장)ⓒ의협신문
한희철 공공의대 설립 대응 TFT 위원장(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회장)ⓒ의협신문

'나는 공공의료를 하는 의사가 아니다'라는 인식만 양산할 것

한 위원장은 "공공의료를 별도로 규정하는 정책으로 인해 의사들 사이의 '분리 의식'을 조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공의료'에 대한 개념 정립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정부는 국가에서 투자한 병원만을 공공의료기관이라고 보고, OECD 통계와 비교하며 공공의료기관이 상당히 낮다고 하는 데 잘못된 인식입니다. 우리나라는 전국민 건강보험하에서 의료 공급을 조절하고 있으므로 모든 의료기관이 '공공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 위원장은 "의사들 스스로 공공의료의 역할을 하고있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공공의료의 의무를 특정한 의사에게만 부여한다면 기존 의사들은 '공공의료는 공공의대 출신이 담당하는 것'이라며 공공의료를 본인이 하는 일과 분리해서 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공공의료는 모든 의료계가 함께 가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공공의료 개념을 마구 투입해 혼란을 일으킨다면 효율성만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역인재전형 확대·공공의료 중심 대학원 과정 설립 등 제안

한 위원장은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통해 지역 학생들에게 의대 진학의 길을 열어주면 해당 지역에서 생활하려는 의사들이 자연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의과대학생은 고교졸업생의 상위 0.2%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학생들이 지방의대까지 진학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출생지와 의대입학생의 상관관계가 낮습니다. 결국 수도권 학생들이 지역 의대·의전원에 진학했다가 다시 돌아가면서 양극화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한 위원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의료 중심의 대학원 과정을 제안했다.

"현재 전국 40개 의과대학에서 매년 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이 중 공공의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교육시켜 그 인력들을 활용하는 방법이 상당히 효율적입니다. 당장 내년부터라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근무여건 개선과 인센티브 등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한희철 위원장은 이밖에도 ▲정년퇴임교수의 공공의료현장 근무 유도 ▲기존 의료교육에 공공의료의 문제와 의사의 역할에 대한 교육 강화 ▲공공의료 유니트제도 활용 ▲응급이송체계 강화 ▲국립의대의 역할 제고 등을 제안했다.

한 위원장은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공공의료 문제를 다각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의료에 대해 무조건 반대 입장이 아닌, 정부와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에 위원장을 맡으면서 공공의대 설립 '저지'가 아닌 '대응'으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이야기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미 당·정·청이 다 합의된 사항이니 직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계획을 발표하면서 혼자 갈 게 아니라 여러 방안을 함께 논의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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