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 후 급여청구 의사 면허자격정지 처분 정당"
"비급여 진료 후 급여청구 의사 면허자격정지 처분 정당"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3.13 0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원,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 거짓청구 인정" 판단
의사 면허자격 정지에 의료기관 의료업 못하게 한 것도 합리적으로 해석
ⓒ의협신문
ⓒ의협신문

비급여 진료를 하고 요양급여 비용에 해당하는 상병으로 진료비를 청구한 의사에게 면허 자격정지 7개월 처분을 내린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은 환자에게 비급여 대상인 점 제거, 피부미용, 단순 포경수술 등의 진료를 하고 환자로부터 그 비용을 전부 비급여로 받았음에도 실제 진료 항목과 다르게 요양급여대상에 해당하는 상병을 진료한 것처럼 진료기록부에 기재하고 요양급여 비용 2030여만 원을 청구한 의사에게 보건복지부가 면허 자격정지 7개월 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등법원도 해당 의사가 1심 재판 결과에 불복해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취소' 소송을 낸 것에 대해서도 기각했다.

의사 A 씨는 2011년 7월 1일∼2012년 5월경까지, 그리고 2014년 4월경∼2014년 6월 30일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의원을 방문한 환자들에게 비급여 진료를 한 후 요양급여 비용에 해당하는 상병을 진료한 것처럼 진료기록부에 기재하고 총 2835건을 부정하게 청구한 뒤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비용 2030여만 원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2014년 8월 현지조사를 받았으며, 2017년 7월 24일 의료법 위반(제66조 제1항 제7호) 혐의로 7개월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월평균 거짓청구금액 145만 1489원 / 거짓청구비율 9.49%)

법원 판결에 대해 의사 A 씨는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7호는 제재적 행정행위 요건을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모호하게 규정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 ▲의료법 규정이 모호해 입법목적을 이루는 수단의 적합성이 없고 과징금 등 대체할 다른 수단이 없어 법익의 균형성 요건 불충족 ▲거짓청구 수단 및 기망의 정도 등에 따라 사안의 경중이 다른데 이를 구별하지 않고 일률적 기준에 의해 처분하고 있어 평등원칙에 위배 ▲의료법 위반(제66조 제1항 제7호)으로 면허자격정지 처분을 받았음에도 추가로 적용되는 의료법 제66조 제3항은 의료기관의 의료업까지 중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 제1항 제1호에 의한 업무정지처분과 실질적으로 같은 중복제재이므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7호의 수범자가 의료인임에도 의료기관에 대해서까지 의료업을 정지하도록 하고 위 제7호의 위반의 경우에만 중복 제재를 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진료 기간 중 일부(2011년 7월∼2012년 5월)는 A 씨가 고용한 B 의사가 A 씨도 모르게 거짓으로 급여청구를 한 것이므로 이 부분을 처분사유로 삼는 것은 자기 책임의 원칙에 반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A 씨는 비급여 치료를 시행한 후 급여대상 약물을 처방하는 과정에서 급여대상이라고 오인해 청구한 것은 경미한 과실에 해당하는 것이지, 부당한 이득을 얻을 의도로 속임수를 쓴 것은 아니므로 이런 경우까지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A 씨는 환수통보 대상 금액 전액을 반환했고, 자신이 가담한 정도나 비난 가능성이 매우 약한 점도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런 의사 A 씨의 주장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처분 근거 규정이 위헌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고 밝혔다.

명확성 원칙 위반·과잉금지 원칙 위반·평등원칙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서울행정법원은 의사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은 명확성과 관련해서는 의료법이 다소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법률조항에 '관련 서류를 위조·변조하거나 속임수의 방법을 이용한 것'과 같이 그 방법을 일부 예시하고 있어 '부정한 방법'에 대해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치판단이 가능하다고 봤다.

과잉금지와 관련해서는 의료인에게 특별히 높이 요구되는 직업적 윤리와 위법행위에 대한 실질적 예방효과 등을 고려하면 의료인이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 행위에 대한 제재수단으로 과징금 등 금전적 제재로는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평등원칙과 관련해서는 행정청이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 이에 대한 비난 가능성, 의료기관에 대한 제재 및 예방적 효과 등 관련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격정지 기간을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므로 일률적 기준이라고 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은 의사 A 씨가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이에 불복하지 않아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도 중요한 판단 근거로 봤다.

서울행정법원은 "벌금 300만 원을 인정한 것은 원고의 고의를 부정할 수 없으므로 그 행위는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으로 청구한 때'에 해당, 면허 자격정지 처분 사유가 모두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과 의료법에 의한 면허 자격정지 처분은 그 보호법익과 목적 및 처분대상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보건복지부가 의사 A 씨에게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 외에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더라도 중복해 제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런 이유로 서울행정법원은 1심에서 월평균 거짓청구금액이 40만 원 이상 160만 원 미만이고, 거짓 청구비율이 5% 이상인 경우 처분기준이 7개월에 해당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서울고등법원도 원고(의사 A 씨)의 항소에 대해 서울행정법원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와 함께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에 의해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 경우 면허 자격이 정지된 의료인이 제3자를 내세워 탈법적으로 의료기관을 운영할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의료인 개인의 면허자격을 정지하는 것 이외에 의료기관이 면허 자격정지 기간 중 의료업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부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