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징후들
열쇠 구멍에 눈알을 쑤셔 박았다
청진기로 비밀금고 엿보다가
편의점에 나온 모형 권총을 샀다
방아쇠는 이미 당겨졌고
노란 알약은 편두통의 과녁을 명중하지 못한다
동행하던 벼락두통이 관자놀이까지 솟구친다
불면의 그림자가 천장에 박혀 있다
허기진 눈알이 나를 노려본다
은둔형 외톨이의 간식거리를 챙긴다
포만중추의 편집증이 나를 위무한다
잠복 중인 우울증이 사라졌다
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2004년 <문학과 경계> 등단/시집 <극락강역> <히스테리증 히포크라테스> 산문집 <닥터 K를 위한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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