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직업은 '입원전담전문의' 입니다
제 직업은 '입원전담전문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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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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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환 입원전담전문의(·서울아산병원 내과·대한입원전담전문의협의회 홍보이사)

제 직업은 입원환자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입원전담전문의(Hospitalist)입니다.
아마 이 직업을 처음 들어보시는 선생님들도 많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3년째 이 일을 하고 있는 저 또한 불과 5년 전에 이 직업을 알게 됐으니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이 당연합니다.

저는 이번 의협신문의 칼럼을 통해 입원전담전문의를 소개시켜 드리고 입원전담전문의의 생활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그래서 지금보다 더 많은 선생님들께서 입원전담전문의를 알게 되고 지원하시는 분들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제가 입원전담전문의를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입원전담전문의(당시에는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용어는 없었고 호스피탈리스트로 불렸습니다)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내과 전공의 2년차 때인 2014년이었습니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저는 당시 내과 전공의 업무로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몇 번이나 그만둘까 고민을 했었고 거의 실행에 옮길 뻔 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제 능력을 벗어난 많은 환자를 봐야 한다는 것도 힘들었지만 특히 밤 당직을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1년차 때보다 2년차 때 밤 근무 당직 콜을 처리하기가 더 힘들었고 때로는 전화벨 소리에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 때의 저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제가 입원환자를 전문적으로 보고 밤 근무도 해야 하는 직업을 선택했다는 점에 놀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감사하게도 힘들어 하던 저를 여러 내과 선배 전공의 선생님들과 교수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위기를 잘 넘겨서 내과 전문의 취득을 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 내과 전공의 업무로 힘들어 했던 저는 '왜 입원 환자는 전공의만 봐야 할까? 교수님들이나 전문의 선생님들이 같이 나눠 보면 안 될까'하는 생각을 어떻게 보면 당시에는 금기시 되는 생각을 계속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는 Hospitalist라는 직업이 있고 이 Hospitalist들이 입원환자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다는 자료들도 찾아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당시 전국적인 내과 전공의 파업 등으로 여러 토론회에서 해결책으로 Hospitalist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개인 SNS 계정(페이스북)에는 그때 기사들을 공유하고 여러 선생님들과 토론하였던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당시에는 Hospitalist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전공의 수련이 끝나고 Hospitalist를 해야 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아무도 하고 있지 않은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직업이었고 제 주위의 수련 동기들 그 누구도 그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지금도 이러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2015년 12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국회 통과됐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접했고 앞으로 전공의 근무 시간은 어떻게 될까 궁금해 하는 정도였습니다. 
'내가 전임의가 될 때 당직 서야 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할 정도로 내과 전공의 수련 후 전임의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당연하게 생각했던 저의 진로가 운명처럼 내과 전공의 4년차 때인 2016년 11월 말 바뀌었습니다. 2016년 여름부터 호스피탈리스트라는 명칭 대신 입원전담전문의라는 명칭이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4년차 때 제가 입원전담전문의를 지원한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지금 봐도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속적으로 개인 SNS 계정에 입원전담전문의 관련 기사를 올리고 공유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 당시 저는 입원전담전문의를 하고 싶었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용기가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2016년 11월 제가 몸담고 있는 병원에서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을 제대로 운영해 보고 싶고 원내 지원자를 찾는다는 소식에 용기를 내어 지원하게 됐고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가끔 그 때 그 용기는 무엇 때문에 생겼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내과 전공의 2년차 때의 나의 고민을 직접 풀어보고 싶고 또한 이 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 속의 울림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재미없고 지루한 제 개인 이야기로 시작한 이유는 입원전담전문의 지원을 고민하시는 선생님들께 용기를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네. 맞습니다. 아직도 입원전담전문의의 미래는 뿌연 안개처럼 불투명합니다. 무책임하게 미래는 아주 밝을 것이다 하는 이야기는 드리지 않겠습니다.

정부와 학회에서 입원전담전문의를 지원하겠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부정적인 기사들이 더 많습니다. 아직은 1∼2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계약직 직업이고 전공의 선생님들과 업무가 다른 것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은 직업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원전담전문의를 하고 싶다는 분들이 계시다면 같이 안개 속으로 들어가 보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제가 쓰는 이 글들을 통해 같이 용기를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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