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신부님처럼 좋은 의사 될래요"
"이태석 신부님처럼 좋은 의사 될래요"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8.01.2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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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의대 34회 졸업생 토마스 타반 아콧

20년 넘게 계속된 내전의 포화와 폐허 속에 故 이태석 요한 신부(1962∼2010년)가 9년 전 뿌린 씨앗 하나가 작은 열매를 맺었다.

이태석 신부의 추천으로 남수단 톤즈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토마스 타반 아콧(33) 군이 15일 인제의대 학위수여식에서 108명의 제34회 졸업생들과 함께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에 참여했다.

15일 인제의대를 졸업한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 청년 토마스 타반 아콧 군이 이태석 신부의 흉상에 학사모를 쓰우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사진=인제의대 홍보팀]

이태석 신부는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과 불우한 청소년을 위해 일생을 헌신한 돈 보스코 성인의 뜻을 따라 아프리카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남수단 톤즈에서 가톨릭 살레시오회 수도자이자 의사로, 건축가이자 음악가로 불꽃 같은 마흔여덟 해 삶을 살다 하느님 품에 안겼다.

토마스 군은 2001년 이태석 신부가 남수단 톤즈에서 미사를 봉헌할 당시 신부를 돕는 복사를 맡았다.
'의사가 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돕고 싶다'는 톤즈 청년의 꿈을 눈여겨 본 이태석 신부는 당시 수단어린이장학회를 비롯한 국내외 후원자들에게 편지를 썼다.

이 신부의 도움으로 토마스·존 마옌 루벤(31)·산티노 뎅(32) 등 톤즈 청년 세 명이 한국 유학길에 올랐다.
2년 동안 연세대 한국어학당과 중원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익힌 토마스와 존 군은 2012년 나란히 인제의대에 합격했다. 지난해 충남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산티노 군은 내전으로 폐허가 된 고국으로 돌아가 재건을 위한 일꾼이 되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의 수재들도 어렵다는 6년 간의 의대 교육과정을 무사히 마친 토마스 군은 "의대 공부가 어렵고 힘들었지만 이태석 신부님처럼 좋은 의사가 돼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졸업을 맞은 소감을 밝혔다.

"이태석 신부님은 한국에서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모든 기초를 놓아 주셨다. 지금도 신부님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고 이태석 신부를 회고한 토마스 군은 "인제대와 의대 교수를 비롯해 동기들의 응원 덕분에 의대 공부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남수단 톤즈 청년 토마스, 15일 인제의대 졸업식 '학사모'
인제대 백병원·수단어린이장학회 "외과의사 길 걷도록 응원"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수단어린이장학회를 비롯한 여러 고마운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토마스 군은 "이 분들의 뜻을 결코 잊지 않고, 은혜를 갚는 훌륭한 의사가 돼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간호사인 어머니가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모습을 보면서 의사의 꿈을 키웠다는 존 군도 내년 졸업과 의사국가시험을 앞두고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고 이태석 신부의 흉상 앞에선 토마스 타반 아콧 군(가운데). 무사히 인제의대를 졸업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아끼지 않으며 길잡이가 돼 준 이종태 인제의대 학장(왼쪽)과 백광현 수단어린이장학회 이사장(오른쪽)이 졸업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인제의대 홍보팀]

수단 청년들이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학비와 기숙사비 전액을 지원한 인제의대와 생활비를 지원한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수단으로 돌아가 외과의사로 활동하고 싶다"는 토마스 군과 "내과의사의 길을 걷고 싶다"는 존 군의 소망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끝까지 응원할 계획이다.

백광현 수단어린이장학회 이사장(마르첼로 신부·살레시오회 한국관구 부관구장)은 "한국에 와서 힘든 과정을 잘 견딘 토마스가 대견하고 감사하다. 초심을 잃지 않고 이태석 신부가 보여준 사랑의 의술을 본국에 가서 의술 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 이사장은 "토마스가 의대 교육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건 인제대의 도움이 컸다"며 의대와 교수진에 대해 각별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남수단 톤즈 청년을 손색이 없는 이태석 신부의 후배로 키우기 위해 노심초사한 이종태 인제의대 학장은 "인제의대 졸업생인 이태석 신부가 남수단의 두 학생을 훌륭한 의사로 키워주길 부탁했을 때 모교로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지만 영광스럽게 받아들였다"면서 "어려운 의대 공부를 해낸 토마스가 자랑스럽고, 훌륭한 외과의사로 성장해 모국 남수단으로 돌아가 이태석 신부의 고귀한 유업을 이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5일 열린 인제의대 제34회 학위수여식에서 6년 동안 함께 공부하며 우정을 쌓은 108명의 동기들과 함께 선서를 하고 있는 타마스 타반 아콧 군. [사진=인제의대 홍보팀]

차인준 인제대 총장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수단의 열악한 의료 발전을 위해 늘 힘썼던 이태석 신부의 뜻을 이어 토마스씨가 수단에서 인술을 펼칠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인제의대 34회 졸업생들은 아프리카에서 헌신적인 봉사를 펼치다 선종한 이태석 신부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설립한 (사)부산사람이태석 기념사업회에 십시일반 모금한 후학 양성 후원금 100만 원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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