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안전성 의심스러운 '한방 약침' 전방위 대응
의협, 안전성 의심스러운 '한방 약침' 전방위 대응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7.11.08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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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식약처에 안전성·유효성 검증 요구
약침 피해 환자 소송지원, 약침학회 고발 '승소'

▲ 추무진 의협회장이 8일 의협 용산임시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한방 산삼약침 안전성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국정감사에서 한방 산삼약침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것을 계기로 의료계가 약침 전반의 안전성·유효성 문제를 적극 제기할 움직임이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에 따르면 한방 약침은 병원에서 사용하는 수액세트와 유사한 형태<사진>로 튜브·바늘 등으로 구성돼 있고, 주로 한약재를 제조하는 원외탕전실에서 만들어 전국에 유통하고 있다. 특히 '산삼약침'은 한방의료기관에서 말기 암 환자에게 고가의 치료비를 받고 시술되고 있으나, 침액의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박 의원이 공개한 사례에 따르면, 간암 말기로 투병하던 정모 씨는 서울 강남구 A한방병원에서 5000만 원 가량을 들여 6개월간 치료약침 치료를 받다가 2012월 12월 사망했다. 당시 산삼엑기스로 만든 약침을 정맥에 투여하면 암세포가 줄어들고, 3개월만 치료를 해도 효과가 있다는 이 병원 원장 B 씨의 허위광고를 믿고 약침 시술을 받았다는 것이 정 씨 유족의 주장이다.

의협은 "의과에서 사용되는 일반적인 의약품·주사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여러 단계의 검증과 임상시험, 특히 독성 실험과 단계별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ㆍ유효성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반면 산삼약침 및 일반적인 한약의 경우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증절차 없이 '한방 비방'이라는 명목 아래 객관적인 안전성·유효성 검증 없이 국민에게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삼약침의 경우 경혈에 투입되는 일반적인 약침과 달리 한의학적 원리나 이론에 의한 한방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은 '정맥주사' 형태로 주입돼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약침 시술을 받고 부작용 피해를 본 환자를 돕기 위한 소송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013년 강남의 모 한의원이 '약침액을 맞으면 말기암이 호전되고 완치가 가능하다'고 홍보해 암환자 및 보호자로부터 부당이득을 취하다 고발조치된 사건이 발생하자, 한의원을 고소한 환자 3명의 소송 대리인 선임을 맡았다.

2012년 3월 병원에서 폐암 말기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 A 씨는 1880만 원을 주고 약침치료를 받았으나 오히려 암세포가 많이 늘어나 결국 같은 해 9월 사망했다.

▲ ⓒ의협신문 김선경
B 환자는 2013년 3월 대장암 투병 해당 한의원을 방문했다. 당시 간호실장 박 씨로부터 "유명 탤런트 부인이 1년간 꾸준히 산삼약침 치료받고 오늘 완치 판정받아 퇴원했다", 한의사 성 모 씨에게서는 "산삼약침에 들어가는 약재는 암을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을 듣고 3960만 원의 치료비를 내고 약침치료를 받았으나 아무런 호전 없이 같은 해 9월 사망했다.

또 환자 C 씨는 2013년 3월 해당 한의원의 김 모 한의사로부터 "암이 많이 전이된 상태여서 복합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산삼약침의 산삼이 열성이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종류의 약침을 사용하면 암을 치료할 수 있다", "말기 암 환자들도 효과를 보았다"는 설명을 듣고 총 2000만 원의 치료비를 내고 약침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해 8월 사망했다.

의협은 사망한 환자 가족들의 소송대리인을 선임해 현재 1심 형사재판을 진행 중이다.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을 통해 탄원서 및 참고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적극 대응해 오고 있다. 애초 사기 혐의로 고발된 피고 한의사들은 올해 6월 의료법 위반(무면허 의료행위) 혐의가 추가됐다.

의협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당 한의원에서 환자에 투여한 약침액은 성분이 맹물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의 허가 없이 조제한 약침액을 사용하거나 불법제조업자로부터 구매한 약침액을 사용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며 "1심 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돼 앞으로 환자와 국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의협은 대한약침학회의 불법 약침 제조·판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벌이고 있다. 의협은 지난 2012년 6월 약침학회의 약침액 사전제조·판매 등 위해성·위법성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 조치했다. 검찰 수사결과 약침학회장 강 모 씨가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약품제조등)으로 기소됐으며, 2016년 8월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벌금 271억 원이 선고됐다. 오는 11월 16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의협은 "항소심에서도 피고인 유죄 선고가 나올 수 있도록 필요한 참고자료를 추가 제출할 예정이다. 상고심으로 이어질 경우에도 계속해서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의협신문 김선경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8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산삼약침을 포함한 한약 및 한약제제 전반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안전성·유효성 검증 △산삼약침을 비롯한 한약의 성분표시 및 성분 분석 의무화 △한약 조제내역서 발급 의무화 및 한약재 원산지표시 의무화 △정맥 주사 형태로 주사되는 불법 약침요법에 대한 관리·감독 및 행정처분 실시 △산삼약침 대량 제조에 대한 약사법 등 법령위반 여부 확인 등을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회장은 "환자 입장에서 내가 먹는 약, 내 몸속에 들어오는 약물의 성분이 무엇인지 알 권리가 있으나 약침 제품 어디에도 약침액 성분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다"며 "행정당국이 약침 문제를 법의 사각지대로 방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20~21일 '한약정책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약사회, 한의사협회 등 관련 단체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추 회장은 "의협 정책이사가 간담회에 참석해 협회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다.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약침 등 한방이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거쳐 법과 제도 내로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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