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치매 치료는 상당히 잘못돼 있다." "치매환자의 간병 역시 의문투성이다."

치매 의료와 이를 둘러싼 사회문제에 대해 천착하고 있는 나가오 가즈히로 박사와 치매 돌봄 공무원 곤도 마코도가 함께 쓴 <치매와 싸우지 마세요>가 우리말로 옮겨졌다.

치매는 다른 질병과 달리 환자 본인의 아픔보다 돌보는 가족의 고통과 괴로움이 훨씬 심각하게 다가온다. 치매란 어떤 질환이며, 가족은 무엇을 알고 어떻게 대쳐해야 할까. 이 책에는 올바른 치매 치료와 돌봄 방법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헌신해 온 의사와 돌봄 공무원의 솔직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저자는 이 책에서 "치매에는 '의료가 원인인 병'과 '간병이 원인인 병'이 상당수 섞여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조차 든다"며 잘못된 치매의료와 간병 때문에 실제보다 더욱 심하게 치매가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치매 환자는 평온하고 행복해 보이는데 대부분의 가족은 비장하다. 심지어 가족이 엉뚱한 방식으로 치매와 싸우다가 소중한 사람의 존엄성을 훼손하기도 한다.

치매는 수술이나 약물로 나을 수 없다. 뇌의 위축이 개선되거나 죽은 세포가 살아나는 치매약은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치매와 싸우지 않으면 오히려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말한다. 치매환자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별하고, 할 수 없게 된 일은 강요하지 않으면서 반대로 환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대신 해주지 않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치매를 낫게 할 수는 없지만 진행을 멈출 수는 있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기억을 못하고 거동이 불편하더라도 환자가 즐겁게 살아가면 되는 거 아닌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치매 진행이 멈추고 가족이 웃음을 되찾는 돌봄을 소개한다. 또 가족의 대응방법에 따라 치매 환자의 운명이 크게 달라지고, 당사자의 문제일 뿐 아니라 가족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허망한 싸움을 벌이는 쪽은 가족이다. 가족들이 환자와 치매를 상대로 어떻게든 이겨보려 한다. 가족이 져주면 대부분 해결되는데…"라고 덧붙였다.

모두 1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치매는 노화일까, 병일까 ▲낫는 치매, 느긋하게 함께 지낼 수 있는 치매 ▲조기발견, 조기치료의 의미 ▲어느 과로 가는 것이 정답일까 ▲치매검사로 알 수 있는 것 ▲진행이 멈추는 사람, 멈추지 않는 사람 ▲치매약과 부작용 ▲왜 약을 늘리려고만 할까 ▲치매와 우울증 ▲치매의 진행은 멈출 수 있다 ▲환자가 보내는 신호, 가족이 주는 정보 ▲중심증상과 주변증상, 어느 쪽을 중시해야 할까 ▲왜 며느리가 돈을 훔쳤다고 하는 걸까 ▲그 환자는 어떻게 살아온 사람인가 ▲방치하고 지켜보기 ▲간병도 진화해 간다 ▲치매와 싸우지 마세요! 치매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의 번역은 안상현 원장(충남 아산·아이본소아청소년과의원)이 맡았다(☎ 070-7722-4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