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서부지방법원이 요양원 환자가 떡을 먹다 사망한 사건에서 간호사와 요양보호사에게 주의의무 위반을 들어 벌금형을 선고했다.
노인요양원에서 80대 노인이 떡을 먹다 기도가 막혀 사망한 사건에서 법원이 간호사와 요양보호사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치아가 없어 음식을 씹을 수 없는 고령환자에게 떡을 잘게 썰어 주지 않은 것은 주의의무 위반이라는 판결이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A요양원에서 벌어진 환자 사망 사건(2016고단911)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죄를 유죄로 인정, B간호사에게 벌금 500만 원을, C요양보호사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서부지법 재판부는 "간식으로 백설기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잘게 썰지 않은 상태의 떡을 먹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간호사와 요양보호사의 과실을 인정했다.

B간호사는 A전문요양원에서 팀장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의사의 진료보조·환자의 일상생활 보조·요양지도 등 간호 업무를 총괄했다. C요양보호사는 피해자 D씨(여·80세)의 요양 및 간병 업무를 담당했다.

D씨는 장기요양인정 2등급 판정을 받은 고령 환자로 치아가 없어 음식을 정상적으로 씹을 수 없었으며, 평소 죽이나 간 음식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지법은 "B간호사와 C요양보호사도 D환자의 상태를 잘 알고 있었고, 백설기가 간식으로 제공될 예정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떡이 제공되지 않도록 조치하거나 잘게 썬 상태로 제공되도록 조치하지 않았다"면서 "치아가 없는 피해자가 잘게 썰어지지 않은 상태의 떡을 먹지 않도록 피해자를 주시하며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주시를 소홀히 해 떡 조각이 기도를 막아 기도폐색질식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단지 피고인들만의 과실이 아니라 엘리베이터 앞에서 요양자들과 함께 대기하면서도 피해자 등 요양자들을 주시하지 않은 직원이나 외부 반입 음식물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수립해 시행하는 절차를 소홀히 한 책임자 등 다른 사람들의 과실도 경합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직후 이를 신속하게 발견하여 응급처치를 시도하기도 한 점, 중한 결과의 발생에는 피해자의 연령이나 건강상태도 기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발생 전까지 오랜 기간 피해자를 성의껏 돌본 점, 이 사건 범행이 유죄로 확정되면 피고인들의 사용자인 이 사건 요양원의 보험자가 피해자의 상속인 등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이 아무런 범죄전력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양형조건에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