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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력보존치료' 대상·술기 확대되고 있지만…

'가임력보존치료' 대상·술기 확대되고 있지만…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7.02.0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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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가임력 보존 치료 바로 알기' 수칙 공개
건강한 배아·난자·정자 냉동 보관…꾸준한 건강관리 필수

▲정경아 가임력보존센터장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와 결혼 기피 현상으로 결혼이 늦어지고 있고, 결혼을 하더라도 부부의 경제적 안정과 자기 계발 등을 이유로 출산을 미루면서 출산 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임신이 늦어지다 보니 막상 아이를 가지려 할 때 난임 문제로 고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들어 만혼 부부 또는 결혼이 늦어지는 미혼 여성의 난임 예방을 위한 치료 및 관리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가임력 보존 치료다. 가임력 보존 치료는 가임력이 손상되기 전 미리 난자나 정자를 채취해 임신 가능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치료다. 지금까지는 생식 기능 저하가 예상되는 젊은 암 환자나 부인과 질환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됐으나 최근 사회적 분위기 변화로 치료를 원하는 일반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정경아 이대목동병원 가임력 보존 센터장은 "가임력 보존 치료는 난임 예방을 통해 미래의 임신을 돕는 '보험'과 같은 치료로 인식되는 데다 암 치료 후에도 생존 이상의 삶의 질이 점차 중요하게 요구되면서 앞으로 치료받는 이들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성공적인 가임력 보존 치료를 위해서는 시간적·경제적 비용뿐 아니라 체력적인 소모도 필요한 치료임을 명심하고 치료에 대해 충분히 고려한 후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가임력 보존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임력보존치료 남성도 시행할 수 있어

여성의 연령이 임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다 50대에 접어들면 난자를 더 이상 배출되지 않는 폐경을 맞는 탓에 가임력 보존 치료는 불임·난임이 의심되는 여성을 위한 치료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남녀 모두 시행할 수 있는 치료다.

남성에게 항암 치료는 정자 기형 또는 정자 수 감소나 무정자까지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항암 치료를 앞둔 젊은 남성 암 환자가 훗날 임신을 위해 시행할 수 있다.

남성의 가임력 보존 치료는 정자 냉동을 통해 이뤄진다. 병원이나 집에서 소독된 용기에 정액을 받아 정액 검사 후 동결하면 돼 여성보다 채취 과정이 훨씬 간편하다. 단, 가정에서 채취하면 한 시간 이내에 병원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시행하는 편이 낫다.

난소 조직 동결법 통해 어린 암 환자도 시술 가능

가임력 보존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여성을 위한 가임력 보존 치료가 다양해지고 있다. 과배란 유도 후 채취한 난자를 바로 얼리거나 정자와 수정한 배아를 보관하는 시술이 주로 시행되지만, 환자의 상황에 맞춰 다른 방법도 시행할 수 있다.

아직 임상적으로 상용화할 단계는 아니지만, 과배란 유도제로 인한 부작용으로 난자 채취가 어려운 부인과 질환 환자는 미성숙 난자를 채취해 배양기로 난자를 성숙시킨 후 동결해 보관할 수 있다.

또 초경이 시작되지 않은 소아암 환자는 난자 채취가 불가능해 난소 조직을 떼어 내 얼리는 방법으로 가임력 보존 치료를 고려할 수 있게 됐다.

이 방법은 항암 치료가 임박해 난자 채취를 위한 과배란 유도에 걸리는 1∼2주 동안의 치료 지연이 불가능한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평소 건강관리 건강한 출산 지름길…지나친 기대·무분별한 선택 지양해야

가임력 보존 치료는 건강한 난자와 정자를 장기간 보존해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치료다. 이 치료가 건강한 출산까지 보장할 거라는 지나친 기대로 무분별하게 선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건강한 난자와 정자로 임신에 성공한다 해도 태아가 자라는 모체가 건강하지 못하면 임신 중 합병증 증가 등의 이유로 건강한 출산이 어려울 수 있으며 가임력 보존 치료를 안심하고 출산을 미루는 방법 정도로 오해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또 가임력 보존 치료를 시행했다는 이유로 관리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임신 합병증과 유산, 미숙아 출산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평소 꾸준한 건강관리를 통해 신체 나이를 젊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만 37세를 기점으로 가임력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이를 고려해 가능한 한 빨리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가임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 부인과 질환이 있다면 조기에 발견하여 최대한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건강한 난자·정자 지녀야 치료 가능…치료 득실 충분히 고려해야

최근에는 보다 신속하게 가임력 보존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 월경주기에 무관하게 과배란 유도를 하는 방법이 가능해졌지만 이 치료를 위해서는 1∼2주에 걸쳐 매일 배란을 유도하는 주사를 직접 맞아야 한다.

또 여러 개의 난자를 채취하는 시술 과정 및 비용적인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가임력 보존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어떤 최신 치료 방법이 가장 적절한지 가임력 보존 치료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과 진찰을 통해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임신이 가능하도록 대비할 단 한 번뿐일지도 모르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후회 없는 결정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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