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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조산 고위험군 산모에 새 생명 기쁨 선사

홍콩 조산 고위험군 산모에 새 생명 기쁨 선사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6.12.1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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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영 한림의대 교수, 복식자궁경부봉합술 시행 출산 도와
"반복되는 조산·자궁경부무력증 산모일지라도 태아 포기 말길"

이근영 한림의대 교수(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가 홍콩에서 조산 고위험군 산모와 아기를 살렸다.

자궁경부무력증 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이 교수는 지난 5월 초 홍콩 중문대학교병원의 초청으로 홍콩을 방문해 자궁경부원추절제술을 받은 조산 고위험군 산모에게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했다. 수술 결과 8월 9일 2.5kg의 건강한 아기가 태어났다. 이 교수는 2013년에 홍콩 중문대학에서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을 직접 시행해 태아를 분만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이 계기가 돼 이번에도 수술집도를 요청받았다.

산모 티 투 후이엔 씨(40)는 과거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출산을 3번이나 실패한 조산 고위험군 산모였다. 게다가 3번의 조산 가운데 두 번은 홍콩에서 질식자궁경부봉합술을 받았음에도 출산에 실패했다. 수술 전 상황은 4번째 임신에다 임신 17주차에 찾아온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산모와 태아 모두가 위험한 상태였다.

수술후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시투후옌은 "3번의 조산을 겪고 마지막이라는 마음 가짐으로 가진 아이였다. 이근영 교수님 덕분에 소망을 이뤘다"면서 "모든 자궁경부무력증을 겪는 엄마들이 건강한 아이를 얻는데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근영 교수는 수술 전 한국에서 먼저 산모의 상태를 영상으로 접한뒤, 홍콩 중문대학병원에 도착하자 마자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을 실시했다.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은 이전에 질식자궁경부봉합술을 실패한 경우나, 이전에 자궁경부원추절제술을 시행해 자궁경부가 없는 경우 등 특수한 경우에만 실시한다. 복식자궁경부봉합술시 양막 파열이나 자궁동맥파열 등 위험이 따를 수 있는 위험한 수술이다. 산모와 태아 두 생명을 동시에 다루는 수술이기 때문에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은 의사 입장에서 다른 어떤 수술보다 부담이 크다.

이근영 한림의대 교수(우측 두 번째)와 홍콩 중문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진. 이 교수는 조산 고위험군 산모에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을 시술해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다.
이근영 교수는 "복식자궁경부봉합술은 양막 파열이나 자궁동맥파열등 위험이 따를 수 있는 위험한 수술로 특히 까다롭다. 한치의 실수도 있어선 안되는 어려운 수술"이라면서 "안타까운 사연의 환자가 수술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시간을 내 달려가겠다. 반복되는 조산과 자궁경부무력증에도 태아를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무력증은 자궁경부에 태아를 지탱하는 힘이 없어 진통 없이 태아가 자궁 밖으로 밀려나는 것을 말한다. 자궁경부는 원래 진통시 자궁 수축이 반응해서 열리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자궁경부무력증 임산부는 임신 20~37주 사이에 자궁 경부가 열려 조산의 확률이 크다. 20주 이전에는 유산 가능성도 크다. 재발 위험이 30%에 달하는 자궁경부무력증은 별다른 징후가 없이 태아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질환이다.

이근영 교수는 자궁경부무력증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미국·유럽 등 세계 각국의 산부인과학회 및 대학에 30차례나 초청돼 자궁경부무력증 강의를 하고 있다. 2004년 자궁경부무력증 환자에게는 IL-6(Interleukin 6) 단백질이 현격하게 많다는 연구결과로 세계 최초로 자궁경부무력증 조기 진단의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해에는 자궁경부무력증에 의한 양막파열을 막을 수 있는 수술기구인 'Lee's Cerclage Balloon'을 직접 개발했으며, 올해 9월에는 의과학 전문 출판사인 <스프링거>에서 출간한 세계 산과교과서에 집필진으로 참여해 경부무력증의 원인과 최신 진단방법 등을 소개하고 자궁경부봉합술의 적응증과 수술방법 등을 체계적으로 기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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