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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처음 개발했는데 식약처가 외면"

"세계 처음 개발했는데 식약처가 외면"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6.11.30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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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주입 실린더펌프 개발 업체 '한 숨'
신기술인데 기존 제품으로 등록...판매 못해

'의약품 주입 실린더펌프'가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가이드라인이 없다보니 국내 판매는 물론, 해외 수출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메인텍이 개발한 애니퓨전.

의료기기업체 메인텍은 최근 인퓨전펌프와 시린지펌프의 장점을 결합한 실린더펌프 '애니퓨전'을 개발했다.

기존 의약품 주입펌프는 60~70년 전에 개발된 것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문제 있는 의료기기로 지목한 바 있다.

의약품주입펌프는 수액세트 튜브를 눌러 쥐어짜는 방식의 인퓨전 펌프와 주사기를 기계적으로 밀어 주입하는 시린지 펌프 방식이었다.

인퓨전펌프는 정확성이 ±5~20%이다보니, 정확성이 중요하지 않은 약물을 대용량으로 주입할 때 사용했다. 시린지 펌프는 소량으로 정확성을 필요로하는 약물을 주입할 경우 사용했다. 이런 이유로 의료기관은 두가지 펌프를 구매해 사용해야 했다.

반면 애니퓨전은 인퓨전펌프와 시린지펌프를 하나의 펌프로 통합한 것으로, 용량 제한 없이 ±1%의 정확성을 높이면서 두가지 펌프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

모든 종류의 수액세트와 시린지 사용이 가능하고, 하나의 카트리지로 최소 3일이상 최대 30일까지 사용 가능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 빈번하게 주사기를 교체 하면서 발생하는 오작동·감염·실수도 최소화 해준다.

애니퓨전은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처음 개발됐다. 60여년 동안 개선 없던 의약품 주입펌프의 단점을 보완하고 정확성을 높인 제품이 공개된 것이다.

그러나 이 제품은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고도 3개월넘게 국내 판매를 못하고 있다. 해외 수출 계약을 해놓은 상태지만, 수출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실린더펌프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법규위원회와 식약처 심의 위원회를 거쳐 '실린더식 의약품주입펌프'로 허가 됐다.

반면 펌프의 핵심기술인 카트리지는 실린더 펌프용 카트리지로 품목허가 된 것이 아니라, 품목분류 규정상 기존에 있는 '수액펌프용 수액세트'로 허가 됐다.

펌프는 논의를 거쳐 새로운 기준을 적용했지만, 펌프의 기술인 카트리지는 과거의 기준이 적용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신 의료기기로 응용 개발된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카트리지는 기존 제품의 산정기준으로 최소한만 인정받게 된다.

▲ 이상빈 메인텍 대표

펌프와 카트리지의 품목이 다르게 적용되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치료재료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비급여 코드를 받을 수 없고, 기존 제품과 동일한 코드도 사용할 수도 없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의료기관에서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국 식약처 등록 시에도 국내에서 처음 개발돼 품목분류한 허가서를 각국의 언어로 번역해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도 잘못된 품목분류의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세계에서 처음 개발한 신제품이다보니, 품목등록이나 급여 산정기준 등은 개발한 나라에서 기준이 되고 글로벌 표준이 된다. 이번 애니퓨전의 허가기준으로 인해 국내를 포함해 세계적으로도 저평가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빈 메인텍 대표는 "기존 의약품 주입펌프가 문제 있다보니, 미국 FDA 조차도 지속적으로 대체제품 개발을 요청했다"며 "그런 대체제품을 한국에서 처음 개발했지만, 제대로된 기준이 없어 결국 기존 기술로 사장될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식약처에 카트리지 역시 수액펌프용 수액세트가 아닌 '실린더식 의약품주입펌프 카트리지 세트'로 품목고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식약처에 요구할 때마다 담당자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러 피하는 느낌만 받는다"며 "하루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서 국내는 물론 이미 계약된 해외에도 수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약물주입펌프 분야에서 우리나라 핵심원천기술 제품의 가치를 글로벌시장에서도 인정받아 고부가 가치로 시장을 구축하고, 의료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요구에 대해 식약처는 "최근에서야 이 문제를 듣게 됐다"며 "위원회 참여자와의 일정 조율중에 있는 만큼, 위원회를 통해 추가 논의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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