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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펌프, 의료진 제안으로 10년만에 '임상'

의약품펌프, 의료진 제안으로 10년만에 '임상'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7.04.15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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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텍, 대학병원 임상으로 임상적 유효성 확보할 것
이상빈 대표 "치료재료 합리적 평가기준 마련" 요구

국내에서 처음 개발된 '의약품주입 실린더 펌프'가 의료진의 제안으로 10년만에 임상시험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 메인텍이 개발한 의약품 주입 실린더 펌프 '애니퓨전'
의료기기업체 메인텍은 최근 인퓨전 펌프와 시린지 펌프를 결합한 실린더 펌프 '애니퓨전'을 개발했다. 기존 펌프의 문제점을 해결한 제품으로, 하나의 펌프로 인퓨전 모드와 시린지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인퓨전 펌프 방식은 튜브 리코일과 ±5~20%에 달하는 낮은 정확도로 인해 세트의 임의 탈착 현상이 문제로 지적됐다. 시린지 펌프는 빈번한 주사기 교체와 재사용으로 인한 오염과 감염문제가 발생했다.

이와 달리 애니퓨전은 전 영역에서 ±1 이내 정확도를 가지며 시린지 규격과 무관하게 시린지 교체 문제를 해결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하나의 펌프에서 두가지 모드를 사용하며 정확도를 개선해 부작용을 없앤 제품이다.

특히 애니퓨전의 '도넛형 실린더 카트리지'는 주사기의 직진운동을 회전 운동으로 바꿔 약물을 흡입하고 배출할 수 있게한 원천기술이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실린더 펌프는 신기술을 인정해 새로운 기준을 적용한 품목허가를 했지만, 카트리지는 기존 제품과 동일하게 품목허가를 결정했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원천기술임에도 식약처는 제품을 저평가한 것이다. 결국 식약처의 품목분류로 인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치료재료에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국내 판매는 물론 해외 수출까지 가로막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트리지의 원천기술을 알게된 국내 의료진이 먼저 임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상빈 메인텍 대표
이상빈 메인텍 대표는 12~14일 열린 바이오코리아 2017에서 <의협신문>과 만나 "의약품 주입펌프는 10년 넘게 임상이 없던 분야였다. 임상을 아무리 요구해도 의료진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번에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제품을 높이 평가하고 먼저 임상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메인텍은 애니퓨전을 국내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하고, 임상적 유효성을 확보해 제대로된 가치를 인정 받을 계획이다.

카트리지의 원리를 이용해 다른 제품으로 개발을 제안받기도 했다. 한 대학병원에서는 기존 항암제 투여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카트리지를 이용한 전용 펌프 개발을 먼저 요청했다. 또 의약품 주입펌프를 나아가 '스마트 펌프'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을 제안 받았다.

이 대표는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보니, 원천기술을 활용한 제품개발이 무궁무진하다"며 "의료진들이 메인텍의 기술을 먼저 알아보고 연락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액세트 수가, 미국의 5분의 1수준...정부 규제로 혁신기술 가로막혀

의료진이 먼저 제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지만, 정부당국의 규제로 인해 혁신제품이 가로막히고 있다고 호소했다.

의약품은 급여와 비급여만 있는데, 치료재료의 경우는 '별도산정불가'라는 항목이 있어서 제대로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국내 수액세트의 경우 할당된 수가는 평균 200원으로 책정되다 보니,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인건비는 계속 오르기 때문에 국내에서 제조하는건 불가능한 일이 돼버렸다. 수액세트는 수입하는 제품이 최선이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치료재료의 별도산정 불가로 인해 업체는 혁신제품을 개발할 의지가 없으며, 막상 개발하더라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제품은 국내에서 먼저 제대로된 가격이 결정돼야 해외에서도 기준 가격을 토대로 정해지게 된다"며 "정부는 무조건 치료재료의 가격을 낮추려고만 하지 말고, 적극적인 예산 투자로 국내 기술이 의료기기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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