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2개 교정기관 중 20개 기관은 여전히 필름엑스레이 사용
기계 낡은 탓에 촬영의 질 천차만별...판독할 만한 수준 미달
교도소와 구치소 등 전국 52개 교정기관의 약 40%는 여전히 필름엑스레이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낙후된 기계를 사용하는 탓에 영상이 깨끗하지 않아 판독이 어려운 건 물론 영상의학과 전문의도 없어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10월 52개 교정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엑스레이 촬영 및 판독현황 실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한 45개 기관 중 95.6%(43개 기관)에서 엑스레이 촬영 및 판독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며, 그 평균 촬영 및 판독양은 주당 73장으로 드러났다.
또 45개 기관 중 44%인 20개 기관에서 필름현상식 엑스레이를, 51%에서 디지털식 엑스레이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특히 필름현상식 엑스레이의 경우 명확한 판독이 어려워 적절한 진료제공이 어렵다는 데 있다.
'영상이 깔끔하며 전문가가 충분히 판독가능한 촬영이 이뤄진다'고 답한 비율은 30.4% (7개 기관)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필름 현상 결과가 흐려 판독에 한계가 있다(17.4%, 4개)', '기계가 낡아 촬영자와 기계 상태에 따라 촬영의 질이 천차만별이다(65.2%, 15개)' 등 전반적으로 촬영의 질이 판독에 충분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것도 문제가 됐다. 전문적인 판독을 위해 외부기관 및 외부의료진에 의뢰한다고 답한 기관은 24.4%(11개 기관)에 불과했다. 나머지 57.8%(26개 기관)에서는 기관 내 의료진이 판독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해당 기관 의료진 중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있다고 답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교정시설의 절반에서 방사선사가 상주하지 않는 것도 문제로 떠올랐다. 48.9%(22개 기관)만이 방사선사가 엑스레이 촬영을 한다고 답한 것이다. 나머지는 '방사선사가 없고 촬영은 재량적으로 이뤄진다'가 28.9%(13개), '방사선사가 있으나 근무환경상 촬영주체는 방사선사가 하거나 상황에 따라 다른 주체가 한다'는 응답이 6.7%(3개)였다.
대전협은 "엑스레이 기계의 낙후 및 전문촬영자(방사선사)의 부재, 외부 판독의뢰 시스템 미구축 등으로 적절한 보건의료 제공이 어렵다"며 "특히 26개 기관에서는 전문 판독기관(혹은 영상의학과 전문의)에 판독을 의뢰하지 않고 배치된 공중보건의사에게 단순 위임하고 있다. 엑스레이 판독의 질과 신뢰도를 높이고 오판독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