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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 심평원...게다가 '거짓' 해명까지

'불통' 심평원...게다가 '거짓' 해명까지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07.07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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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직원 실명 거론하며 시스템 중단 통보 주장
확인 결과 '사실 무근'..."의약단체 책임 전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청구 시스템 중단 상황을 대한의사협회에 즉시 통보했다는 심평원의 발표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의료인 단체에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본지가 통보 사실이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그제서야 조사에 착수, "의협에 유선상 통보했다고 발표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뒤늦게 해명했다. 

심평원은 6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5∼6일간 약 24시간 동안 정지됐던 정보시스템 가동 중단 경과를 설명했다.

심평원은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를 통해 "7월 5일 오후 12시 10분 (의협 등) 의약단체 중앙회 등 유관기관에 긴급 공지했다"고 밝혔다.

심평원에 따르면 5일 오전 9시 5분경 ICT센터 내 온도가 급상승했고 시스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오전 10시 51분 전산시스템 가동을 중지, 오후 12시 10분부터 보건복지부 정보화담당관실 등과 의협 등 주요 의약단체(중앙회, 지역별)에 가동 중지를 긴급 공지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유선으로 의협 IT부서 담당자에게 전산시스템 가동 중지를 공지했다. 긴급 상황이라 유선으로 통보했다. 공문으로 공지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의협직원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심평원 담당직원이 전화로 해당 내용을 공지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심평원이 기자들에게 배포한 브리핑 자료. 시스템 중단 사실을 의협에 긴급 공지한 것으로 설명돼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의협은 유선으로 시스템 가동 중지 사태와 관련된 일체의 통보를 받지 못했다.

심평원 직원이 거론한 의협 직원은 "전화 연락은 없었다. 5일 오후 2시 7분경 의협과 병협, 치협, 약사회, 한의협의 5개 단체가 모인 '요양기관 정보화협의회' 네이버 밴드에 사진 하나가 올라온 게 전부"라며 "'심평원 전산장비 긴급점검으로 전산업무 서비스가 일시 중단된다'는 심평원 홈페이지 캡처본이었다. 이와 관련된 설명은 물론 추후 전화 연락은 없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카톡이나 문자, 전화처럼 바로 알람이 오는 게 아닌 밴드 공지였다. 게재 시간도 시스템이 중지된 지 4시간이나 지난 오후 2시였다. 정말 긴급했다면 그렇게 조치했겠는가"라며 "제대로 공지하지 못한 책임을 의협 등 의약단체에 떠넘겨 면피하려는 행태"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 5일 오후 2시경 밴드에 올라온 사진. 시스템 점검이 중지된다는 홈페이지 캡처 화면이 전부다.
기자의 추궁이 이어지자 심평원은 그제서야 사실확인에 착수, 이날 오후 6시 50분경 본지와 통화에서 "의협에 유선상 연락한 내역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 오후 7시 30분경 "의협 등 유관단체에 통보했다고 답변한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라는 내용의 문제 메시지를 심평원 출입 기자단에 문자 발송하기도 했다. 브리핑이 끝난 지 1시간 반여만에 말을 바꾼 것이다.

심평원은 "의협과의 통화는 없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했다. 복구에 집중하다 보니 담당직원이 연락을 취하지 못했다"면서도 "담당직원이 5일 오후 2시경 밴드에 공지했으나 의협 관계자가 늦게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끝까지 의협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모습까지 보였다. 

▲ 방근호 심평원 정보통신실장.ⓒ의협신문 박소영
한편, 이번 사태의 원인에 대해 방근호 심평원 정보통신실장은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 현재로서는 추측할 뿐"이라며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예비 장비를 추가로 확보할 것이다. ICT센터에 별도의 환기 시설을 추가해 재난상황에 대비할 것"이라며 "진료비 청구 등과 관련해 요양기관 및 국민에게 불이익이 발생한다면 방지 대책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이번 전산시스템 중지는 전산서버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실외에 설치했던 냉각장치 2대가 동시에 고장났기 때문이다. 단, 냉각장치가 왜 고장났는지는 추측할 뿐이다.

심평원은 냉각장치 고장으로 5일 오전 9시 5분경 ICT 센터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 9시 10분경 장비업체에 장애복구 조치를 요청했고 DUR을 자체점검으로 전환하는 한편 홈페이지에 사전 공지를 했다고 밝혔다.

이후 전산과부화로 인한 시스템 손실 및 청구자료 소실 등을 방지하기 위해 10시 51분경 전산시스템 가동을 중지했다. 11시 24분경 신규 장비를 구입하고 ICT센터 환기로를 확보한 심평원은 150여명의 전산센터 직원들이 밤샘 작업으로 복구에 매달린 결과, 6일 오전 11시경에는 정상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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