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의료제도 개혁·내부역량 강화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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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0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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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의료 지속 가능한가? ⑥ 계획없는 보건의료정책 '사상누각'

▲ 박윤형(순천향의대 교수 예방의학교실)

의사도 청년실업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의사가 무슨 실업이냐고 한다면 당국자 및 기성세대와 실제 취업할 청년층의 취업에 대한 정서가 다른 점을 모르는 사람이다. 당국자나 기성세대는 무조건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직장을 생각하고 청년층은 자기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을 의미한다.

오랜 세월 교육과 수련을 받은 의사가 가고 싶은 의료기관에 갈 자리가 없다는 것은 실업문제에 해당한다.

대형병원이 아니라 중소병원도 자리가 없다는 것은 의사 실업문제가 확실하며 앞으로 계속 문제가 확대될 것이다.

이는 다 아는 바와 같이 1980년대 초부터 의과대학과 의대 정원이 급격히 증가해 의사가 2배 이상 증가했지만 의료수요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건강보험은 건강보험 총액증가 억제, 의료보험 의료행위 제한, 비 급여 의료행위 제한 등으로 의료시장의 규모와 재정의 확대를 억제해 온 결과다.

의사 청년실업 심각한 수준

건강보험은 가난한 국가에서 적은 돈으로 다 같이 나누어 쓰는 1970년대의 패러다임으로 계속 운영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생긴 건강보험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 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이나 제주 특구에서 내국인도 자유롭게 건강보험이 적용이 안 되는 의료기관을 개설하게 하여 외국인 환자와 일부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않아도 되는 내국인환자를 진료하게 하면 특구 의료기관 개설 문제도 해결된다.

실제로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면 100병상 이상의 병원은 특별한 의료기술과 국제적 평판이 없으면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다. 주로 소규모 병·의원이 외국인 환자에게 맞춤형 진료를 하게 되어 의료기술 발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국인이 건강보험에서 제외되는 의료기관 개설하고 건강보험 규제 밖에서 진료하는 것을 용납하기 어려운 건강보험 권력이 반대하고 있다. 제주 특구에서 이상한 형태로 외국의료기관을 허가한 실제 이유이다.

의사 전문자율성 확보 의협 역할 중요

의사는 전문직이다. 전문직(Profession)이란 자율적 교육으로 인력 양성의 자율성, 전문기술 적용의 자율성과 함께 자율성을 계속 보장받을 수 있는 직업윤리를 유지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때만 유지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서양에서 길드(직업, 직종 조합)가 이러한 일을 해온 만큼 의사의 전문자율성은 의사단체가 해야 한다.

그러나 의사단체는 앞으로 수요를 파악하여 적정한 인력을 양성하는 역할을 포기한 지 오래다. 젊은 의사의 일자리는 관심이 없고 당장 필요한 인력을 많이 데리고 있으려는 수련기관 각 과와 교수의 욕심이 있을 뿐이다. 이를 억제할 기전이나 조직도 없다.

인력양성의 자율성을 포기한 상태이다. 자율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윤리를 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직업윤리의 지침을 적용하기 위한 교육, 자율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규정, 심의하는 조직 등이 있어야 하나 이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먼저 윤리지침을 의학적으로 정당한 범위에서 사회의 요구를 살펴 명확히 정하고 알려야 한다.

즉 어떤 일을 하면 어떻게 처벌받는다는 내용을 명시해야 하고 이를 의과대학부터 학생에게 교육해야 하고 전공의에게도 교육해야 한다. 이를 집행하는 윤리위원회는 별도의 사무국을 가지고 엄격하게 운영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모든 문제는 내우외환으로 일어난다. 의료계 내부의 조직이 일차적인 원인이고 이를 이용한 외부의 정책변화 또는 변화하지 않는 정책으로 의사들이 고통받는다. 그리고 그 고통은 주로 약자인 청년층에 집중된다.

내부 준비 없으면 외부환경 아무리 좋아도 소용없어

현재 보건복지부 장관·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모두 의사이다. 무늬만 의사가 아닌 의료현장에서 수십 년 근무하면서 의료제도와 건강보험 개혁의 필요성을 느껴왔던 의사들이다. 그러나 내부의 준비가 없으면 외부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소용없다.

'정책의 창'(Policy Window) 이론에서도 정책이 성립하려면 창문을 향하여 계속 돌진하는 노력과 창문을 열어주는 행위가 합쳐져야 정책이 성립한다고 했다. 지금 3가지 기관의 창문이 열려있어도 들어가려는 노력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창문에 들어가려면 들어가는 길을 알아야 한다. 현장의사들의 어려움을 정책적 언어로 재편성하여 소통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의료계 지도부는 전문가를 적기에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 1
서울의 최대 대학병원에서 전문의 수련을 마치고 군 복무를 마친 후 같은 병원에서 2년간 펠로우를 마친 외과 전문의가 이리저리 병원에 이력서를 내고 있으나 마땅히 갈 곳이 없다.

지방의 종합병원 중에서도 어느 정도 외과시술을 하는 병원은 현재 외과의사가 있으며 당분간은 신규 채용할 계획이 없다. 외과 진료과목으로는 의원 개원도 어렵고, 다른 과로 개원하려니 또다시 배워야 하고 자신도 없다. 고등학교 졸업 후 교육·수련·군 복무를 합해 16년이 걸렸고 현재 30대 후반이다.

# 2
정부에서는 앞으로 우리의 살 길은 바이오산업이라고 기치를 걸고 바이오 연구·개발에 투자한다고 한다. 국내 굴지의 재벌도 바이오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의학 분야 바이오를 주로 연구하는 기초의학교실은 썰렁하다. 연구비는 가끔 연구재단 등에서 소액으로 지원받기도 하지만 거의 없다. 대학연구비는 거의 없다. 반값 등록금으로 등록금 인상이 억제돼 연봉도 5년째 동결 중으로 20년 이상 근무한 정교수가 대기업 부장급보다 연봉이 적다.

병원에 있는 동료가 받는 진료수당도 없다. 의대 학생들도 열악한 사정을 잘 알고 지원을 하지 않으면서 기초의학교실은 고령화돼 젊은 교수가 40대 후반이다, 바이오의 기초연구는 무시하면서 바이오산업을 하는 것은 화학과나 화공과 없이 화학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국립보건원(NIH)에서 매년 2조 원 이상을 의대 기초의학에 투자하고 있다. 서유럽의 선진국도 규모는 적지만 상당액의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경쟁하는 바이오 선진국이 되는 것은 꿈꾸는 것과 같아 보인다.

# 3
정부가 제주 특구에 중국계 부동산 업체인 녹지그룹에 국제녹지병원을 영리병원으로 허가했다. 영리병원이란 기업과 같이 기관의 설립 운영 목적이 영리추구인 병원을 말한다.

일부에서 동네의원과 개인병원도 영리를 추구한다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말이다. 의원과 개인병원은 환자를 진료하는 자영업이다. 주식회사와 같이 조직적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제주 특구에 허가한 병원은 고작 47병상에 불과하고, 진료과목도 피부과 성형외과를 주로 개설한다고 한다.

아마도 주목적이 중국에서 관광 오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미용 성형술을 시술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관광객이 제주도 내에 있는 성형외과 피부과에서 진료를 받는데 그 환자를 중국계 병원에서 하겠다는 것이다. 가격으로도 경쟁하려 할 것이다. 제주도 내의 성형외과 피부과가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한편 투자하는 규모가 그 정도면 병원이 목적이 아니라 부동산 투기가 목적이라는 말도 있다. 제주 특구에 영리병원을 허가해 주는 국가의 정책목표가 외국인 투자유치 정도인 것 같다.

그러면 왜 우리나라 의료인 의료기관은 제주 특구 또는 경제 특구에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병원을 설립해 외국인 또는 내국인 중 보험진료를 원치 않는 사람, 재외교포 등을 진료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지 못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으나 설득력 있는 설명은 들어보지 못했다.

# 4
다나의원의 C형 간염 감염문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먼저 원장이 진료를 못 하는 상태인 것을 보건소·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에서 전혀 모르고 있었고 심지어 같은 구의 의사회나 주변의 의원들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제약회사 직원 등이 병·의원을 다니며 메신저 역할을 해 주는 현실을 볼 때 주변 의원들은 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 사무장병원을 군이나 면 지역에서는 지방토호세력이 경영하는 사례가 많아 신고해도 잘 정리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는 왜 면허관리가 안 되고 있나? 보건복지부에 의료인 면허 관리하는 직원이 2∼3명에 불과하고 의협 등 전문가 단체는 관심과 능력이 떨어져 의사통합관리시스템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최근 3년마다 신고하는 규정을 신설하여 기반이 좋아지고 있으나 통합 D/B로는 매우 미흡하다. 선진국의 의사면허관리위원회(General Medical Council, GMC) 신설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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