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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4가 독감백신 승인 쇼크에 독점시장 '흔들'

국산 4가 독감백신 승인 쇼크에 독점시장 '흔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5.08.1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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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4가 독감백신 빠르면 9월 승인설 솔솔
GSK·SK케미칼 '당혹' 식약처는 '묵묵부답'

김승희 식약처장(왼쪽 끝)이 11일 4가 독감백신을 생산 중인 녹십자 화순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올 시즌(2015~2016년) GSK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4가 인플루엔자 백신시장에 대표 국내 백신제조사 녹십자가 뛰어든다.

녹십자는 지난해 말 임상 3상 시험에 들어가 올 4월 식약처에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통상적인 절차를 고려해 빨라야 2016년 초 판매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됐다.

계절독감 백신의 경우 10~11월 접종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11월이나 내년 초 허가를 받아서는 올 시즌 4가 독감백신 시장에 뛰어들 수 없다.

이런 전망 탓에 지난해 말 이미 판매허가를 얻어 출시를 앞둔 GSK의 '플루아릭스 테트라'가 올 시즌 4가 독감백신 시장을 독점하리라 예상됐다.

GSK의 독점 전망에 변화가 감지된 것은 지난 11일.

김승희 식약처장은 11일 4가 독감백신 제조시설이 있는 녹십자 화순공장을 방문해 백신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백신제조의 애로점을 들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4가 독감백신 조기승인설에 불을 붙였다.

김 처장은 이날 "신종 감염병 출현으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자체 백신 생산능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백신주권을 지키기 위해 국내 생산백신의 수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처 역시 김 처장의 방문에 맞춰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 등이 한 번 접종으로 4종류의 독감을 예방할 수 있어 접종을 적극권고하고 있다며 4가 독감백신에 힘을 실었다.

김 처장과 식약처의 이런 행보는 외국계 제약사인 GSK의 독무대가 될 올 시즌 4가 독감백신 시장에서 국산 백신 출시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무엇보다 김승희 처장의 방문으로 녹십자가 4가 독감백신 생산에 들어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기승인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녹십자가 승인이 나지 않을 경우 폐기해야 할지도 모를 4가 독감백신 생산에 들어갔다는 것은 조기승인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허은철 녹십자 사장이 이날 "신청한 4가 독감백신이 9~10월 판매승인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기승인설은 굳어지는 형국이다. 

하지만 식약처는 녹십자의 4가 독감백신 9월 승인설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한 걸음 물러섰다.

"백신의 판매허가 여부는 허가가 나봐야 안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덧붙였지만 이런 원론적인 얘기로 조기승인설을 잠재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녹십자의 4가 독감백신이 올 시즌 출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독점을 예상하던 GSK는 물론, 녹십자보다 한 달여 늦게 판매승인 신청한 SK케미칼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한국GSK는 녹십자 4가 독감백신의 올 시즌 출시가능성이 커지자 '플루아릭스 테트라' 판매전략 검토에 들어갔다. 녹십자 4가 백신이 올 시즌 출시된다는 가정 아래 플루아릭스 테트라의 풍부한 글로벌 접종사례와 입증된 안전성 데이터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보다 한 달여 늦게 판매허가를 신청한 SK케미칼는 GSK보다 더 답답한 상황이다. SK케미칼은 통상적인 출시일정을 고려해 올 시즌 4가 백신 출시가 어렵다고 보고 생산·판매 역량을 세포배양 3가 백신에 집중한 상태다.

녹십자 4가 백신과 함께 판매허가가 난다 해도 당장 4가 독감백신을 생산할 여력이 없다. 특히 판매허가 신청이 녹십자보다 한 달여 늦은 상태라 허가도 빨라야 10월이 돼서야 날 것으로 보인다.

독감백신의 특성상 판매허가가 9월에 나는 것과 10월에 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9월에 판매허가가 난다면 올 시즌 4가 독감백신 시장에 뛰어들 수 있지만 한달 늦은 10월에 허가가 나면 올 시즌 4가 독감백신 시장은 접어야 될 수도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의 흐름은 3가 독감백신이 4가 독감백신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특히 GSK에 따르면 미국은 4가 독감백신이 출시 3년 만에 독감백신 시장의 절반을 점유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녹십자의 4가 독감백신이 올 9월 판매승인되면 올 시즌 4가 독감백신 시장은 다국적 제약사인 GSK와 백신 강자 녹십자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독감백신 시장에 큰 변수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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