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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감염 의료진 '특수산재' 인정해야

메르스 감염 의료진 '특수산재' 인정해야

  • 손문호 대한의사협회 정보통신이사
  • 승인 2015.07.1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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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로 대한민국 의료계는 일대 혼란에 빠져있다.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을 자랑하고 중동으로 의료수출을 홍보하던 우리나라 의료현실의 민낯이 드러났다. 그동안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지원보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인해 생긴 기형적인 보건의료체계로 인해 예방과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친 결과다.

지난 5월 4일 1번 환자가 바레인 여행 후 같은 달 11일 첫 방문 의료기관을 거쳐 18일 삼성서울병원까지 내원하기까지 보건당국의 무관심은 메르스 사태를 키웠으며 보고체계의 혼선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일부에서는 메르스는 전염병이 아니라 '언론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언론의 과잉보도는 국민 불안을 가중시켰다.

▲손문호 대한의사협회 정보통신이사

한국의 메르스 사망자는 7월 10일 현재 35명이다. 올해 초 홍콩에선 독감으로 500명 이상이 죽었고, 인도에선 신종플루로 1000명 이상이 죽었지만, 한국처럼 국가적 사태로로 번지지는 않았다.

한국은 혼란스런 와중에 의료기관과 의료인이 메르스를 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치료하고 지켜주었다. 감염병은 세 번 정도 잠복기가 지나야 대부분 종식된다. 머지않아 '메르스 스리아웃'의 종식선언을 앞두고 있다.

메르스의 확산이 병원 내에서 시작된 것은 사실이지만, 의사·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진의 희생적 노력으로 병원 바깥 지역 사회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의료진과 병원은 2주간 격리와 병원폐쇄 조치도 마다하지 않았다.

10일 현재 전체 확진자 186명 가운데 18.8%인 33명이 메르스와 싸우다가 감염된 병원 관계들이라고 한다. 현재도 의사, 간호사들은 어려운 가운데서 묵묵히 치료와 방역을 위해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다.현재 국민들은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에게 어느 때보다 관심과 사랑을 주고 있다.

그런데 의료진을 격려하기 위해 많이 나온 말 중에서 '의료전사'라는 말은 대한민국 의사로서 무척 신경이 쓰이는 단어다. 언제부터 의료진이 전사였으며 국가는 의료진에게 총과 방패를 충분히 제공하였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전시에 군인이나 의용군이 국가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것은 자랑스런 내 나라를 지켜서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함이다. 바로 세워진 국가는 참전한 그들을 위해 적절하고 최선의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 

메르스 감염의료진은 의료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국가위기를 구하기 위하여 노력한 의료재해의 부상자가 되었다. 35번 환자인 삼성병원 의사는 여론의 집중 속에 메르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현재 사경을 헤매고 있다. 누가 과연 이 의사를 포함한 감염 의료진을 격려하고 지원해 줄 수 있을까.

직무와 관련돼 발생한 의료(산업)재해에 대하여 당당히 요구하고 보상 받을 길을 열어야 한다. 진폐환자의 산재특례처럼 메르스 감염의료진에 특수산재에 따르는 보상을 해야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질환에 의료진이 주저 없이 나가 최선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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