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적으로 다양한 감각 생성...만성 통증·뇌질환 등 새 치료법 연구
정용안 가톨릭의대 교수·브링엄여성병원 교수팀 '사이언티픽 리포트' 발표
정용안 가톨릭의대 교수(인천성모병원 핵의학과·연구부원장)와 하버드대학교 브링엄여성병원 영상의학과 이원혜·유승식 교수팀은 '인체 1차 체감각 피질의 집중 초음파 자극'에 관한 임상연구 결과를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 최근호에 발표했다.
공동연구팀은 인체에 무해한 250Khz의 저강도 집중 초음파(Focused ultrasound)를 감각을 담당하는 뇌의 특정 부위에 쏜 결과, 손에서 저림·가려움 등의 촉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초음파 자극을 통해 뇌의 특정 부위가 어떤 감각을 담당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평균 29.4세의 건강한 여성 4명과 남성 8명 등 총 12명을 대상으로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을 이용, 손에 대한 촉감자극의 고해상도 뇌지도를 만든 뒤 해당 뇌 영역에 10분씩 저강도 집중 초음파를 쐈다.
피험자들은 손 저림을 비롯해 손의 움직임을 느끼는 역동감·손에 무거운 물건을 든 것 같은 느낌·손의 가려움 등 총 9가지의 촉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공동연구팀은 이 기술을 더 연구개발하면 통증과 관련이 있는 뇌 부위에 초음파 자극을 줘서 만성통증을 비롯해 치료가 힘든 질병을 수술없이 치료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정 교수팀은 뇌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수술과 치료제 없이 초음파로 치료하는 '저강도 집중초음파 뇌자극기' 연구개발에 집중해 왔다.
정용안 교수는 "이 기술이 상용화 되면 치료가 힘든 만성통증이나 복합통증증후군 같은 질환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하면 파킨슨병 같은 신경과적 질환과 우울증 같은 정신과적 질환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특히 인공적으로 신체 감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 영화 속 장면을 현실에서 느끼고 체감할 수 있는 가상 감각현실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CHIC)의 과제 중 하나로 진행했다.
정 교수는 "집중 초음파를 이용한 뇌 감각 기능 조절 연구가 점차 정밀화 되고 있다"면서 "손뿐만 아니라 전신의 감각을 조절할 수 있고,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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