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한의사가 방사선학 교육...진단검사의학도 무자격자
의협 "충분히 교육받는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거짓말" 비판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12일 "한의대에서 이뤄지는 현대의학 관련 교육이 무자격자에 의해 이뤄지고 있고, 교육 내용도 매우 부실하다"며 "한의대생들이 과연 충분한 교육을 받았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K대학 홈페이지와 모집요강을 비롯해 교육과정에 관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방사선학·진단검사의학·병리학·응급의학 등 현대의학 관련 개설교과목의 교수진들이 교육을 할 만한 자격이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K대학 한의대 방사선학 교육과정을 살펴본 결과, 교수진 4명 모두 의사면허가 없고, 방사선학과 관련이 있는 학위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협은 "이들은 K대학 전임교원이 아니라 한의원을 열고 있는 개원 한의사들로 객원교수 신분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상식적으로 어떻게 이런 수준의 교수진이 초음파와 X-ray 등 방사선학을 가르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진단검사의학을 가르치는 교수진들 역시 의사면허가 없는 한의사였으며, 병리학 ·응급의학 등 다른 현대의학 교과 교수진들도 교수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1월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대와 한의대의 교육과정이 75% 가량 유사하며, 동등한 수준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제도가 따라오지 못한다"면서 "진단방사선학과 진단의학 등 관련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현영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은 교수진과 시설 등 인프라에 의해 좌우된다"며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교수진이 무자격자이거나 역량이 부적합하다면 변명의 여지없이 부실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근거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음파나 X-ray 등 의료기기를 사용하기 전에 과연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교육과정을 검증하고,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한 신 대변인은 "국내 최고의 한의대 조차도 질 낮은 교육과 임상실습이 부재한 상태임을 확인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누구나 조금만 유심히 살펴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을 왜곡하고 조직적인 거짓말을 통해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되는 주장을 하는 것은 전문가 단체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의대의 경우 교육과정·교수·시설·운영체계 등의 교육인프라를 평가·인증하는 의학교육평가인증 시스템을 통해 의대 교육의 양적·질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교육의 핵심인 교수진에 대해서는 전임교수 확보 수준·교육 및 연구 업무 수행능력 등을 평가함으로써 학생들이 졸업 후 1차 진료의사로서 진단·치료·재활·건강 증진·예방 업무는 물론 바람직한 가치관·태도·수기·지식을 습득하도록 교육환경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