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토대 마련
서울대 박승범·경북의전원 석경호 교수 연구팀, 국제학술지에 발표
국내 연구진이 신경염증을 억제하고 뇌손상 회복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합물을 개발했다. 나아가 화합물의 표적이 되는 단백질도 밝혀내 차세대 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박승범 교수(생물물리 및 화학생물학과)와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석경호 교수(약리학교실)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및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유전자동의보감),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화학생물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 온라인판 10월 12일자에 게재됐다.
특정 질환이나 증상에 대해 효과를 보이는 화합물을 개발하더라도 정확히 어떤 단백질에 작용하는지 표적을 밝히지 못할 경우, 신약으로 개발하는데 많은 제약이 따르게 된다.
연구팀은 뇌에 존재하는 소교세포(뇌조직에서 변성된 세포나 이물질 등을 없애는 역할을 하는 세포)에 작용하는 신경염증 억제물질(ICM:염증을 억제하는 벤조파이란 구조 기반의 화합물이라고 해 Inflachromene이라 명명한 의약유사 물질)을 발견하고, 이 화합물이 염증유도 단백질(HMGB:DNA에 결합하는 핵단백질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세포 밖으로 분비되어 염증효과를 유도하는 새로운 역할이 알려짐)을 억제하는 것을 알아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신경염증 및 퇴행성 뇌질환 기전연구와 혁신신약(First -in-class) 개발을 위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합성한 약 3500 종의 의약유사화합물 가운데 활성화된 소교세포에 선택적으로 항염증 효과를 보이는 신경염증 억제물질(ICM)을 찾아내고, 이 물질이 작용하는 표적단백질을 밝혀냈다.
빛에 반응하는 물질을 신경염증 억제물질에 부착, 세포에 처리하고 빛을 조사해 신경염증 억제물질이 결합하는 표적단백질이 형광으로 표지되도록 해 염증유도 단백질(HMGB)을 찾아낸 것.
실제 뇌염증을 유도한 쥐에게 이 화합물을 투여하자 염증에 의한 뇌손상이 회복됐고, 마비증상 역시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경염증 억제물질(ICM) 투여에 따라 뇌척수액과 혈청에서 염증유도 단백질(HMGB)의 농도도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
박승범 교수는 "신경염증 억제물질의 효과 증진연구를 지속하면 알츠하이머·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비롯해 다양한 염증성 뇌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