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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만족 100점 만점에 57점 "재시·낙제 수준"

의대 만족 100점 만점에 57점 "재시·낙제 수준"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05.3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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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의학교육 학술대회서 문화이슈 전수조사 결과 발표
학생·교수 "의대 교육환경 학생 아닌 교수중심적" 한목소리

▲ 박주현 교수가 전국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화·환경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이은빈
우리나라 의대생들의 대학 문화·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57점으로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는 의전원생 보다는 의대생이, 남자 보다는 여자가, 국립대생 보다는 사립대생이 의대교육 환경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높았다.

이는 박주현 울산의대 교수(의학교육학교실)가 29일 고려의대 유광사홀에서 열린 제30차 의학교육학술대회 '의과대학의 문화이슈' 세션에서 발표한 2013 DREEM 조사결과에 따른 것이다. 

전국 41곳 의대·의전원 중 40곳 소속 9096명이 응답한 이번 조사에서 학생들은 의대의 풍토·문화를 평가하는 총점으로 200점 만점에 113.8점을 줬다. 같은 조사에서 스코틀랜드는 139점, 호주는 137점을 얻은 바 있다.

박 교수는 "총 점수를 의대로 치면 재시나 낙제 수준이다. 200점 만점인데 19점을 준 학생도 있고, 200점을 준 학생도 있어 무척 다양한 분포를 보였다"며 "학제나 교육 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을 때 이 조사법을 활용하면 개선과정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함현석 의대협 회장.
이어진 발표에서는 학생과 교수가 나란히 관련 주제로 맡은 조사결과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이달 초 2주 동안 23개 의대·의전원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과반수가 평균적으로 기출문제, 일명 족보를 참고하고 있고, 85%가 한 학기 동안 거의 예습을 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의대 수업의 내용과 방식을 고려할 때 학생들마다 적합한 학습방식과 유형이 있음에도 존중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과반수가 넘었으며, 체계화된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응답도 45%에 달했다.

함현석 의대협 회장(인제의대)은 "의대과정 자체가 빡빡하고 시간적 여유가 없다보니 학습 성취율은 높은 반면 사회봉사나 학문 이외에 다른 걸 하는 문화적 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것 같다"며 "의대에 다니는 것에 대해 회의를 느낀다는 응답도 절반에 달해 생각보다 높게 나온 편"이라고 전했다.  

교수들의 인식은 어떨까. 발표를 맡은 김선 가톨릭의대 교수는 이날 학술대회에 참석한 동료교수 130여명에게 키패드를 나눠주고 즉석 설문조사를 진행해 바로바로 결과를 창에 띄웠다.

결과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수들은 자신의 정체성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모습을 교육자(65명)로, 이어 진료의사(36명), 연구자(27명)로 꼽았지만 실제 의대 교육환경은 매우 교수중심적이라는 응답이 62명, 약간 교수중심적이라는 답이 51명으로 압도적 비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의대 교수의 권위적 성향을 묻는 질문에서는 '나는 권위적이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학생들이 시험에 나온다고 해야만 공부하며(114명), 대형강의가 가장 익숙하고 다른 방법은 불편하다(70명)고 응답했다. 

가장 개선돼야 할 의대 문화로는 파벌(62명)과 경직된 서열 문화(61명)가 족보 문화와 술 문화를 제치고 1, 2위를 차지했다. 다른 문항에서 좋은 수업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답이 많았고, 이를 위해 동료교수나 전문가 보다는 '학생들의 피드백'을 참고하고 있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 학술대회에서는 참석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즉석 설문조사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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