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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직장인, 우울증 얘기 안하고 감춰

우리나라 직장인, 우울증 얘기 안하고 감춰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4.0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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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정신의학회, '직장 내 우울증 조사결과' 진단비율 7% 불과
유럽 평균 20% 비해 3배 가량 낮아…편견·불이익 등 우려

한국의 직장인들의 경우 사회적 편견이나 직장 내 불이익을 우려해 우울증 진단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제46회 정신건강의 날(4월 4일)을 맞아 직장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 내 우울증' 조사결과,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7%만 우울증으로 진단받았다고 보고, 유럽 7개국 평균(20%) 보다 3배 가량 낮았다.

직장인들은 일상적 생활을 영위하는데 해로운 영향을 주는 질환으로서 심혈관 질환·뇌혈관 장애 다음으로 우울증을 꼽아 질환의 인지도는 낮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동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기획이사(인제의대 교수·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우리나라의 자살율이 매우 높은 실정임을 감안하면 우울증 유병률이 외국에 비해 낮다기 보다는, 사회적 편견이나 직장 내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으로 우울증 진단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리자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직원을 알았을 때 반응에 대해 조사한 결과, '우울증 관련 이야기를 회피(30%)'하거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름(29%)' 등으로 응답, 우울증 관리에 대한 대처능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유럽의 관리자들은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문의(49%)', '의료전문가 상담지원(37%)' 등 우울증을 앓고 있는 직원에 대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고 있어 한국 관리자들과 대조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조사결과에서는 우울증 환자로 진단 받은 전체 응답자의 47%가 업무 중 집중력 저하·결정 못함·건망증 등의 인지능력장애로 업무 생산성에 영향을 주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회사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우울증의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개인적인 우울감·수면장애나 불면증·체중과 식욕 변화·집중력 저하·결정 못함·건망증 등으로 파악됐다.

우울증을 앓기 전에는 최상의 업무 수행도 비율이 평균 26%였으나 우울증을 앓고 있을 때는 6%로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우울증 진단을 받은 직장인 4명 중 1명(26%)은 우울증으로 인해 회사를 그만뒀으며, 휴직한 경우는 31%였다. 휴직의 경우에도 약 35%가 회사에 구체적인 사유로 우울증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우울증을 알리지 않은 이유로는 '직장생활의 위협'·'개인 문제' 등으로 응답, 우울증에 대한 직장 내 편견이 우울증을 알리는데 가장 큰 방해요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훈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인제의대 교수·해운대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은 "우울증은 심리적 우울감 뿐만 아니라 인지기능이 떨어져 업무 능률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직장인 우울증은 개인의 문제보다는 기업의 생산성 차원에서 인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직장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우울증을 알리기 보다는 숨기는 경향이 강하고, 실제 우울증으로 인한 업무 능력 저하가 상당할 것"이라고 언급한 김 이사장은 "선진국에서는 직원 50인 이상의 사업장은 근로자 지원프로그램을 의무화해 직장에서 정신건강상담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정부 및 기업 차원에서 우울증 조기 발견 및 조기 치료를 통해 직장 내 생산성향상을 위한 포괄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올해 4회째를 맞는 '2014 정신건강박람회'를 부산 벡스코(4월 4∼5일)·서울 코엑스(4월 12∼13일)·대구 엑스코(4월 25일) 등에서 열어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건강에 대한 편견과 인식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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