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9 06:00 (월)
이성낙 총장, 조선시대 초상화 연구로 박사학위 취득

이성낙 총장, 조선시대 초상화 연구로 박사학위 취득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4.02.19 18:34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시대 초상화에 나타난 피부병변 연구' 논문 통과
"옛 도공의 마음으로 의학과 초상화 연구에 매진할 터"

이성낙 가천의대 명예총장
의료계의 대표적인 미술애호가로 알려진 이성낙 가천의대 명예총장(76)이 '조선시대 초상화에 나타난 피부병변 연구' 논문으로 미술사 박사학위를 최근 취득했다.

50여년 동안 의학자의 길을 걸어 온 이 명예총장의 변신도 변신이지만 2010년부터 젊은 학생들과 수업을 듣고 논문집필에 매진한 원로 의학자의 향학열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명예총장이 천착한 분야는 피부과 의사로서의 전문성과 미술분야를 접목시킨 조선시대 초상화에 나타난 피부병변 연구.

의과학자인 이 명예총장은 서양 인물화에 비해 '리얼리티'가 부족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사실성이 뛰어난 조선시대 초상화에 한마디로 꽂힌 것.

"어떤 초상화를 보면 간암으로 죽기 전 황달로 고생하고 있는 피사체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져있고 또 다른 초상화는 곰보로 뒤덮인 피사체의 모습이 그대로에요. 바로 이런 점이 중국과 일본 초상화와는 뚜렷이 구분되는 조선시대 초상화의 특색이죠."

이 명예총장을 1975년 독일 유학시절 이후 35년만에 입학시험과 박사학위 논문 자격시험까지 치른 게 한데에는 유홍준 명지대 교수(전 문화재정장)의 탓(?)이 크다. 유 교수는 조선시대 초상화에 표현된 피부병변에 관심을 보인 이 명예총장에게 피부과 의사로서 한국 초상화의 매력과 미학을 학문적으로 정리해 볼 것을 권유했다.

취미로 관심을 기울인 정도가 아닌 학위과정을 밟기로 결심한데에는 학위과정에 들어설 경우 퇴로가 없다는 책임감에 자신을 몰아부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 그의 예상은 학위취득으로 적중한 셈이 됐다.

이 명예총장의 미술사랑은 1980년대초 독일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한 후 내내 계속됐다. 국제규모의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조직위원장을 3년 연임했으며 지난 9월에는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로 선임되는 등 의료계 인사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젊은 의사들을 볼때마다 의학공부만큼 늘 예술을 곁에 둬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학위취득 이후에도 "정사를 기록하는 마음으로 볼모지같은 조선시대 초상화 분야 연구의 초석을 닦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제 인생이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을 머리가 아니라 온몸으로 느낀다는 그는 의학은 물론, 초상화 연구도 조선시대 도공의 마음과 열정으로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낙 명예총장은 베체트병의 권위자로 독일 마르부르크대를 졸업하고 뮌헨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연세의대 피부과 교수로 재직하다 아주의대 학장과 가천의대 총장을 역임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