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8 19:59 (일)
"상시투쟁, 상시협상...의협 전략 이해 당부"

"상시투쟁, 상시협상...의협 전략 이해 당부"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4.02.10 15:5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용진 기획부회장 '왜 협상만 하나?' 지적 '오해'
"막을 것은 막고, 얻을 것은 얻는 지혜 필요"

내달 3일 의료계 총파업 예고일을 앞두고 의정협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일 의료발전협의회 제 3차 회의에 이어 11일과 16일 각각 4차, 5차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5차를 끝으로 의정협의는 완료되고 최종 협상 결과물이 도출될 전망이다.

의협은 대정부 협상과 동시에 파업 투쟁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국 반상회를 시작으로 시군구의사회 비상총회, 시도의사회 총회 등을 순차적으로 개최해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의정협의 결과에 대한 전회원 투표 준비작업도 한창이다. 투쟁성금 모금 역시 시도의사회를 중심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정부 협상은 임수흠 의협 부회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을 중심으로 한 협상단 대표를 주축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투쟁은 노환규 의협 회장이 직접 지휘봉을 잡은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끌고 있다. 

▲이용진 의협 기획부회장

'협상'은 투쟁의 수위와 방향을 가늠하기 위한 것이고, '투쟁'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그러나 협상과 투쟁이 표면적으로 상반된 성격을 띠다 보니, 이를 동시에 진행할 때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 '협상 무용론'을 내세우며 총파업 투쟁에 곧바로 돌입할 것을 의협에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 그러하다.

의협 대정부 협상단 간사를 맡고 있는 이용진 기획 부회장은 일선 회원들이 의협의 전략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이 기획부회장은 10일 "우리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보다 빠른 시기에 얻어내거나, 한 번 달성한 목표를 항구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상 투쟁과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투쟁이 당장의 현안 해결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에 대정부 협상은 더욱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우리가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두 가지만 막겠다면 대정부 협의는 필요 없다. 두 사안을 정부가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전면 파업을 선언하고 파업 동참에만 신경 쓰면 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우리에게는 수가결정구조 개선,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 장기적으로 얻어내야 할 중요한 아젠다들이 있다. 이를 놓고 정부와 밀고 당기기를 치열하게 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막을 것은 막고, 얻을 것은 얻어내야

반드시 막아야 하는 사안은 투쟁을 통해 막되, 협상을 통해 실리를 추구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취지다. 원격의료·영리병원 사안의 경우 이미 정부의 손을 떠나 국회로 넘어간 상태다.

민주당은 이미 두 사안에 대한 반대입장을 당론으로 정해 놓고 있어, 사실상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의료계로선 이미 '수비'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방어를 튼튼히 해 놓은 상태에서 실리를 얻기 위한 '공격', 즉 대정부 협상에 나서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파업 전에 협상을 중단하라는 일부의 목소리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은 "파업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으므로 결국 의료계가 요구하는 협상안을 정부에 제시하고 협상단을 준비해야 하는데, 만약 파업을 강행해버리면 의정협상단을 만들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또 "파업 참여율이 높아야 정부가 협상을 제의할 테고, 의정 협의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우리가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파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지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투쟁 준비가 부족하다는 일각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적극 해명했다. 보건의료단체와 보건노조와의 공조는 과거에 없던 새로운 시도였으며, 현재 로드맵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의협 내부의 투쟁 준비 역시 지역의사회의 적극적인 동참 속에 차근차근 준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협상을 한다고 해서 투쟁 준비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투쟁에 올인할 때 보다 오히려 더욱 열정적으로 투쟁에 임해야 원만한 협의가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성공해도 투쟁은 지속돼야

이 부회장은 "아직까지 바닥 민심은 움직이지 않고 있더라도 집행부와 시도의사회, 개원의협의회 등과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면서 "회원 모두에게 만족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의료계 리더들과 더 이상은 참지 못하겠다는 회원들의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 함께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정부 협상 결과에 대한 판단은 회원들이 내리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의협은 대정부 협상 결과에 대한 회원들의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전회원 투표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이 부회장은 "협의가 결코 쉽지 않다. 공개된 아젠다 이외에도 디테일하게 협의하는 세부 아젠다가 적지 않다"며 "이번 주까지 협의된 내용을 발표할 것이다. 결과에 대한 판단은 오로지 회원들의 몫이다. 협의 결과에 대해 책임 질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내가 먼저 감수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의정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더라도 투쟁은 지속된다는 사실 역시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짧은 협상 기간 내에 얻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의료제도 개선의) 원칙과 방향성이다. 협상 이후에는 과연 그것이 잘 지켜지는지 확인해야 하는 더 많은 과정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이 부회장은 "회원 한 분, 한 분의 귀한 제안이 아쉬운 시기다. 의협이 회원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은, 능력의 부족 때문이지 그럴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 달라"며 "의협 비대위에 기획·홍보 등 분야에 능력 있는 회원들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