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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8 19:59 (일)
[특별대담]의료 현안을 진단한다

[특별대담]의료 현안을 진단한다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2.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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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패러다임 모색 심평원의 방향과 전망- 신영수 심사평가원장



지난 2월 취임하신 직후 신원장님은 진료비삭감기관에서 의료의 질 향상과 재정지출의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심평원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취임 6개월을 맞은 지금 어느 정도 그 목표에 가까워졌다고 보십니까?

― 심평원은 국민의료의 질 향상과 함께 재정진출의 건전성이라는 상충된 목표를 수행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삭감이 하나의 방법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새시대에 맞게 패러다임이 변해야하고 이를 위해 새로운 지표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방법을 모색중입니다. 심사, 평가, 실사 등 각종 지표의 일관성을 유지토록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지난 5월14일 심사기준지침 정비방안 입안을 위한 세미나의 후속작업으로 논란소지가 있는 심사기준 정비를 위한 3단계 심사기준위원회가 의료계와 공동으로 설립되면서 의료계에서는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위원회를 통해 어느 정도의 개선과 정비가 진행될 것으로 보십니까.

― 심사기준·지침 정비 위원회는 계획하고 약속한대로 꼭 추진할 생각입니다. 다만 3단계 위원회가 진행되다 보면 서로 의견이 상충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이 일로 또 다른 불화의 불씨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면도 있습니다. 의료계가 요구하는 것이 100% 달성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첫번째 단추를 끼우는데 성공했다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었으면 합니다. 심평원에서도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정부가 최근 소화기관용약 고시제한을 발표했으나 의료계의 반발등이 거세지자 고시를 전격 철회했습니다. 고시 철회로 오히려 심평원쪽의 부담이 커진 것은 아닌지.

― 사실 부담이 됩니다. 의사들간에도 소화제 처방의 차이가 크게 존재하고 우리 국민들의 선호경향을 볼 때 남용의 소지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고시 철회로 공이 의료계로 넘어갔다고 보는데 심평원은 약제사용의 적정성 모색을 위해 금번 조치이후 실무적으로 소화기제제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중입니다. 의협에서 준비중인 자율적 소화제 처방지침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심평원에서는 위원회를 구성해 계속해서 소화제를 이슈화할 예정입니다.

표준진료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심평원이 학회와 접촉해 특정 약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요.

― 항암요법전문위원회가 발족돼 대한항암요법연구회에 용역을 주어 9월에 1차 보고서가 나오면 방향이 잡힐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항생제, 스테로이드 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입니다. 항생제를 다루다보니 감기와 무관하지 않아 감기위원회도 발족예정입니다. 일반의원 환자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하는 감기나 상기도감염 환자들이 소모하는 진료비가 2조5천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개원의협의회, 소아과학회, 가정의학회 등 관련단체와 공동으로 더 나은 진료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작업을 타진중이며, 공청회를 통해 의견수렴에 나설 생각입니다. 표준진료가이드라인은 심사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권장 사항이 될 것이며, 심사위주의 심평원 활동과는 다른 차원에서 출발하는 것인 만큼 새로운 심평원의 역할 차원에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심평원이 독립된 심사평가기관으로 발족하면서 기존의 심사 업무 외에 평가라는 새로운 업무가 부과됐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약제평가가 실시됐으나 평가받은 의료기관 대부분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불만이 높았습니다.

― 심사를 사후조치로 본다면 평가는 예방적 조치이기 때문에 앞으로 심평원 활동 중 더 중요한 몫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반면 아직은 생소한 분야이기 때문에 제대로 정착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작년 약제평가는 자료의 한계등 당시 상황을 감안해야겠지만 원장으로서도 아쉬움이 컸습니다. 이런 이유로 올해 대폭 수정작업을 하면서 올1/4분기 결과가 늦춰졌는데 3만여 의료기관에 9월 첫주 통보예정입니다. 작년에는 상병구분없이 표시진료과목으로만 분류했고, 약국명세서만을 대상으로 원내처방이 누락됐으며, 지표계산에 처방이 없던 환자는 누락됐음으로써 평가가 과장·왜곡될 것이 우려됐으나 올해는 이 3가지 모두를 보완, 훨씬 정제된 내용이 통보될 것입니다.

의약분업 이전 3억6천만건이던 심사물량이 약6억건으로 폭증하면서 심평원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습니다. 물량폭증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심사물량의 폭증은 현실적으로 가장 큰 애로사항입니다. 물량이 도저히 소화가 안돼 병원은 지급이 늦어진다고 아우성이고, 직원들은 직원들대로 고생이 많습니다. 심사효율화를 위해 태스크포스팀이 구성돼 있고 연구용역을 준 상태입니다. 전산심사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나 보험수가나 기준이 예외조항이 너무 많아 애로점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심사체계의 틀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시간을 두고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임 6개월 동안 가장 큰 어려움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 심평원의 업무를 개선하고 재도약을 기하는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조직을 추스리고 공감대를 형성해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가동하는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4톤 트럭에 10톤을 싣고 100<&27842>를 달릴 수 있는 차를 200<&27842> 달리라고 하는 식으로 기대가 너무 크고 조속한 결과를 요구할 때 힘들었습니다. 심평원이 독립된 심사기구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포괄적 재량권이 확보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원장은 심평원 이전에 연합회 심사부 시절이 있으나 모름지기 독립된 심사기구로 출발한지는 2년에 불과하다며, 아직은 막 발걸음을 내딛은 만큼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기대와 관심, 격려와 함께 채찍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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