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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칼도 안주고 전쟁터 나가라는 격"

"창칼도 안주고 전쟁터 나가라는 격"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12.1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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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 "병원 해외진출 정부 지원 제대로 해야"
17일 '한국의료 글로벌 진출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 17일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한 한국의료 글로벌 진출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병원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의협신문 송성철
"창칼과 갑옷을 챙겨주지도 않은 채 전쟁터에 나가 싸우라는 것인가?"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병원계가 정부의 인색한 지원을 빗대 쓴소리를 냈다.

17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열린 '한국의료 글로벌 진출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에서 병원계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해 병원수출과 해외환자 유치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문은 이날 세미나를 주관한 이상호 보건의료수출추진위원회 위원장(우리들병원 이사장)이 열었다.

"현재 의료법상 병원의 해외 진출이 쉽지 않다"고 밝힌 이 위원장은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이 해외 진출을 할 때 수익사업이라는 해석의 소지가 있어 진출이 어려울 뿐 아니라 기술력과 자본력의 융합이 불가해 해외 투자에 저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해외진출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개별 병원의 노력 이외에 국가적 차원의 제도 개선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계융 병협 상근부회장은 "정부는 병원의 해외 진출이 장밋빛이라는 식의 전망을 내놓을 게 아니라 실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병원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개별 병원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상근부회장은 "총론이나 원론적 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관련 단체와 기관과 만나 애로사항을 들어보는 논의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실질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1977년 저수가 보험정책을 시행하면서 계속해서 의료계의 희생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낸 이 상근부회장은 "의료공급자의 희생과 자구 노력만으로는 한계에 왔다. 병원을 비롯한 의료공급자가 무너지고 있다"며 회생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축사를 위해 참석한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조금씩 규제를 풀어 나가면 될 일을 정부가 나서는 바람에 괜한 오해를 사고 있다"며 "시민단체로부터 영리병원과 의료민영화라는 비판이 잇따르며서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제발표(병원 수출 및 해외환자 유치 관련 지원정책 및 현황)를 맡은 김기성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협력사업단장은 "2010년 58곳이던 해외진출 의료기관이 4년 만인 2013년 111곳으로 늘어 191%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민간의 자생적 시장 개척에서 정부 주도의 민관협력 인프라 구축의 시대를 맞아 앞으로 더 해외진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기성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협력사업단장이 '병원 수출 및 해외환자 유치 관련 지원정책 및 현황'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하지만 해외진출의 문제점으로 ▲진출국 의료법·투자법에 대한 정보 부족과 의료면허 및 복잡한 인·허가 제도 ▲의료법인의 해외투자 근거 부재 및 과실 송금에 대한 논란 ▲현지 네트워크 확보 ▲재무·투자·운영 예산 확보 및 금융조달체계 부족 ▲의료시스템 진출을 지원하는 인력 및 전문기관 부족 ▲한국의료 인지도 부족 ▲메뉴얼화된 진출 모델 부재 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 "과실은 있지만 수익을 크게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단장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료를 신뢰할 수 있는 리더십과 의료분야의 외교력을 높여야 한다"며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재정·금융·세제·인력양성 등을 포괄하는 특별법 제정과 '국제의료사업 민관 합동 T/F' 설치를 제안했다.

"병원들이 나가서 큰 돈을 벌겠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생각은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장밋빛 기대와 환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감추지 않은 김 단장은 "해외진출 연관산업을 연계할 수 있는 융복합 모델을 확대하고, 국제사회를 위한 지속적인 공헌과 더불어 한국형 보건의료시스템을 세계시장의 수요에 맞게 전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활발히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들병원·보바스기념병원·고려대학교의료원·세종병원·화순전남대병원·병협 병원의료수출위원회(인포피아 병원수출사업) 등의 사례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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