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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주당 80시간 부담되지만 따를수밖에"

"전공의 주당 80시간 부담되지만 따를수밖에"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3.12.0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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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들, 내년 전공의 1년차부터 단계적으로 적용 계획
13개병원 전공의 1천명 대상 설문…'반대' 51.6% vs '찬성' 48.4%

전공의 주당 수련시간 80시간 적용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주요 대학병원에서는 "부담은 되지만 법안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대를 해도 정부의 의지가 너무나 확고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하지만 내년 전공의 1년차부터 '수련시간 80시간 +교육적 목적을 위한 8시간'을 포함한 총 88시간을 적용할 경우 이 대상자들이 3~4년차가 되는 2016년, 2017년에는 전문의 시험을 위해 병원에서 특별히 할애해준 시간은 적용하기 힘들다고 밝혀 병원고 전공의 간 갈등도 예상된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안이 충분한 준비과정 없이 시행되면서 외과계열의 경우 진료인력에 상당한 공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진료과별로 전공의 근무환경이 모두 다른데, 개선안을 똑같이 적용한다면 형평성에 어긋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영국은 전공의들이 근무와 당직을 설 경우 충분한 휴식시간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전공의들이 전문의 자격을 따기 위해 필요한 수술관련 수련이 부족해 휴식시간도 반납하고 수련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조건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에서 전공의 수련환경에 대한 개선의지가 강한만큼 대학병원으로서는 이를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의료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외과의 경우 의료보조인력(PA)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실제로 주당 최대 88시간을 적용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외과계열은 적용하기 불가능한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전공의가 11시간 근무(55시간)를 서고, 1주일에 2회 당직근무를 서는 것으로 해 88시간을 적용한 결과, 특정 진료과의 경우 88시간이라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과의 경우 수술을 하다가 근무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다른 당직의사와 교대를 하고 수술실을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고, 수술이 끝날 때까지 추가로 근무를 서야하기 때문에 88시간은 무의미하다는 것.

이 관계자는 "진료 특성이 다른 내과계열의 경우는 88시간을 적용하는데 무리가 없었지만, 내과 전공의도 3~4년차 때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근무와 당직을 서야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또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입장과는 별개로 13개 수련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정부의 수련환경 개선안에 대한 반대가 51.6%, 찬성이 48.4%로 나왔는데, 찬성과 반대의견을 떠나 '점진적으로 제도를 시행하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고 덧붙였다.

C대학병원 관계자도 외과계열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외과 전공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수련병원의 경우 주당 80시간(최대 88시간)을 적용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수련시간 감소에 따라 절대적으로 의료인력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보조인력을 충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13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전국수련교육자협의회에서 의견을 취합해 3일 보건복지부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수련교육자협의회는 내년 전공의 1년차부터 80시간을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진료공백을 우려해 특정 진료과를 대상으로 점진적으로 제도를 시행하고, 진료과별 전공의 숫자는 물론 진료과별 특성이 충분히 반영됐으면 한다는 내용도 의견서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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