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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바라 본 서울대병원 파업 사태는?

국회가 바라 본 서울대병원 파업 사태는?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3.10.2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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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경영 책임 떠넘기기" "저수가 등 구조적 문제"
오병희 병원장 "29일 단체협약 재개...정상화 노력"

"서울대병원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나서니까 빅5병원도 줄줄이 비상경영을 들고 나왔다. 느닷없는 대형병원 비상경영 러쉬, 무슨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1억원짜리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의 1박 입원수가가 만원이다. 의료수가가 워낙 낮다보니 환자를 많이 볼 수록 손해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비상 상황일 수 밖에 없지 않나"

서울대병원 파업사태를 두고 국회에서 갑론을박이 오갔다.

부실경영으로 인한 책임, 보장성 강화로 향후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영손실을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는가 하면, 낮은 의료수가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로 병원들의 비상경영이 불가피하다는 옹호론도 나왔다.

국회 교육체육문화관광위원회는 28일 열린 국립대병원 국정감사자리에서, 서울대병원 파업사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야당은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서울대병원의 수지현황을 보면 지난 5년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동 기간 실제 지출하지 않은 고유목적사업비가 무려 680억원에 달한다"면서 "달라질 병원 회계기준에 따라 다시 계산하자면 서울대병원은 적자가 아니라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욱이 서울대병원은 암센터 걸립에 370억원, 호텔 구입에 154억원을 사용한데 이어 심뇌혈관센터에 1100억원, 또 첨단외래진료센터 건립에 12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면서 "병원 발전을 위해 투자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무리한 자금 투입 후 경영악화를 이유로 비상경영을 선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우원식 의원은 국가중앙병원인 서울대병원이 대형병원 잇속챙기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우 의원은 "서울대병원은 예비타당성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에서 60억원의 빚까지 끌어들여, 감정평가액보다 더 40억원 이상 비싼 가격에 비원호텔을 사들였다"면서 "모텔같은 건물을 사들이고 놀려먹는 등 졸속으로 사업확장을 해놓고 경영위기를 논하는 것이 맞는 이야기냐"고 지적했다.

특히 우 의원은 "서울대병원이 비상경영체제에 들어서고 나서, 삼성·아산병원과 같은 빅 5병원들도 모두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4대 중증질환 100% 보장을 앞두고 있는데다, 연말 건강보험 누적흑자가 6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으니 결국 대형병원에 돈을 더 달라는 것 아니냐. 그 포문을 국가중앙병원이 서울대병원이 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다른 의견을 냈다. 현행 수가체계와 향후 제도변화를 고려할 때 병원계의 어려움이 충분히 예상된다는 얘기다.

박 의원은 "신생아 중환자실 1병상을 마련하려면 1억원의 비용이 드는데, 신생아 중환자실 1박 의료수가는 그나마 최근 100% 인상해 1만원 수준"이라면서 "신생아 중환자실 1병상당 연간 1억원씩 손해가 발생한다는 것이 학계에서는 정설"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제왕절개하면 29만원을 주고, 환자 1명을 진료하는데 만원을 주는 상황에서 680억원이 넘는 적자가 예상된다면 비상상황 아니겠느냐"면서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경영 정상화 방안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의원들이 잇딴 지적에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진땀을 뺐다.

오 병원장은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비상경영선포는 연말까지 682억에 달하는 병원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라고 해명했다.

여타 대형병원들의 비상경영선포 러쉬를 이끌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병원계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같다는 의미"라면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오 병원장은 "28일 낮 노조 지부장과 사무장을 만나 협의를 진행, 29일 오후에 단체교섭을 재개하고 서로의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면서 "적극적으로 단체협약을 계속 논의해 하루속히 병원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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