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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각오해"...동아, 과거 잊었나?

개원가 "각오해"...동아, 과거 잊었나?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3.10.0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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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쌍벌제 도입당시 '자발적 불매운동' 닮은 꼴
이번엔 사과 조차 거부..."대가 치를 것" 반감 최고조

 ▲의사 전용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그림. 일선 의사들의 동아제약에 대한 반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동아제약에 대한 일선 의사들의 거부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동료 의사를 기망해 졸지에 전과자로 만들었다는 배신감과 분노로 들끓고 있다. 개원가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분위기다.

의약품 리베이트와 관련해 의료계는 이미 특정 제약회사의 불매운동을 전개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0년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일때, 정부에 쌍벌제 도입 건의를 주도한 제약회사로 한미약품이 지목됐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자 인터넷 의사 전용 포털사이트에선 한미약품에 대한 성토가 폭발했으며, 이는 의사들의 자발적인 불매운동으로 확산됐다.

일부 의사들은 한미약품의 처방 대체 목록을 직접 만들어 다른 회원들과 공유했으며, 한미약품의 '악행'을 다른 의사들에게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자청하기도 했다.

전국의사총연합이 한미약품을 의사 2400여명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공정위에 고발한 것은 의사들의 '반 한미' 정서를 더욱 부채질했다.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리베이트 쌍벌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10년 11월 시행이 결정되자 의료계의 실망과 함께 한미 불매운동 역시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한미측은 커다란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업계 2~4위권을 유지하던 한미는 2010년도 매출규모가 급감하면서 업계 순위가 5위권으로 추락했다. 2010년도 매출은 5946억원으로 2009년보다 3.5% 줄었다.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2010년도 하반기 의원급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줄어들었다.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선 리베이트 쌍벌제의 여파로 한미측이 직간접적으로 입은 손실 규모가 1000억원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아제약이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 한미가 리베이트쌍벌제 도입의 원흉이라면, 동아제약은 한미로 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동료 의사들을 전과자 신세로 전락시킨 가해자라는게 개원가의 정서다.

불매운동이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똑같다. 현재 의사 전용 포털사이트에선 동아제약 처방 대체 목록이 회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으며, 다른 의사들에게 동아 리베이트 사건의 실상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다짐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효과적으로 동아제약측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도 활발히 교환되고 있다.

한미 사태 때보다 분위기가 더욱 심각한 것은, 의협이 이번 사안에 대해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미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2010년 6월 한국제약협회 임원진들은 의협을 방문, 리베이트 쌍벌제로 인해 불편해진 제약업계-의료계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같은 해 11월 한미약품 임선민 사장은 전의총을 방문,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의협이 동아 리베이트 사건을 '의사를 기망한 사기사건'으로 규정하고, 1심 선고 결과를'의사 18명에 대한 사회적 사형선고'라며 동아제약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전에 없는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업체측은 감히 의협회관에 발을 들여 놓을 엄두 조차 못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동아제약의 모 상무이사는 비공식 라인을 통해 의협 고위 관계자에게 '의협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했으나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의협 고위 관계자는 상무이사에게 '의협에 오려면 피의자 신분으로 오라'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동아제약은 리베이트 공판 결과에 대해 아무런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의협 역시 1심 패소 회원들에 대한 법률 지원, 리베이트 쌍벌제 개선 및 헌법소원 등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나, 동아제약 대응방안에 대한 공식 언급은 없는 상태다.

그러나 민초 의사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은 한미약품 사태 당시보다 더욱 뜨겁게 번지고 있다. 의사들의 자존심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동아제약이 앞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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