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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신경외과 의사들 "서울대회 판타스틱!"

세계신경외과 의사들 "서울대회 판타스틱!"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09.1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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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개국 4500여명 사상 최대 규모 이정표…한국의료 저력 재확인
3차원 수술·뇌심부 자극술 등 첨단 최소침습수술 경연장

▲ 13일 열린 폐막식에서 2017년 터키 이스탄불대회를 유치한 위구르 터키신경외과학회장(아타투르크대학병원)·투 용쾅 세계신경외과학회 차기회장·정희원 서울대회 조직위원장이 손을 맞잡았다. 투 용쾅 차기회장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세계신경외과학회장을 맡게 됐다.
전세계 신경외과 의사들의 학술 올림픽으로 일컬어 지는 '세계신경외과학회 서울대회'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폐막식을 끝으로 숨가빴던 일주일 동안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세계신경외과학회연맹(World Federation of Neurosurgical Societies, WFNS)이 4년 마다 열고 있는 학술대회는 이번이 15회째.

일본(1973년)·인도(1989년)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열린 서울대회는 전세계 110개 국가에서 신경외과  전문가·간호사를 비롯해 전시업체 관계자 등 4500여명이 참석, 지난 2009년 제14차 미국 보스톤대회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회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대한신경외과학회는 지난 2007년 일본을 누르고 세계학회 유치에 성공한 이후 정희원 조직위원장 및 대회장(서울의대 교수)·이규성 사무총장(연세의대 교수)·박춘근 학술위원장(전 가톨릭의대 교수·강동 튼튼병원)을 비롯해 약 200여명 규모의 조직위원회를 구성,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손발을 맞춰왔다.

정희원 서울대회 조직위원장 및 대회장(서울의대 교수)은 "지난 3년 동안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수 십 차례 회의를 열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세부적인 준비를 해 왔다"며 "서울대회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팔을 걷고 뛰어준 200여명의 조직위원들과 2500여 대한신경외과학회 회원들의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8일 개막식에서 아시아인으로는 두 번째로 세계신경외과학회연맹(WFNS)이 수여하는 명예훈장을 받은 최길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1983년 8차 대회 유치에 실패한 후 절치부심한 끝에 2007년 한대희 유치위원장을 비롯한 유치위원들이 혼연일체로 뛴 결과 1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서울대회를 유치에 성공해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며 "이렇듯 훌륭히 세계학회를 개최한 후배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개막식에는 한대희·최중언·김문찬 서울대회 명예회장과 정희원 조직위원장·오석전 부위원장·정용구 대한신경외과학회장을 비롯해 세계학회 유치를 위해 혼연일치가 됐던 임만빈·함인석·김수한·이상호 등 조직위원들이 한 자리에 참석, 역사적인 대회선언을 지켜봤다.

정용구 대한신경외과학회장(고려의대 교수·고대안안병원)은 "세계 각국에서 참석한 신경외과 의사들로부터 서울대회의 성공을 축하한다는 호평이 쏟아졌다"며 "한국 신경외과학회의 위상을 높이는데 헌신한 정희원 조직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과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아끼지 않은 회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서울대회 조직위원회는 전세계 신경외과 의사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저개발국가 참가자들은 등록비를 절반으로 낮췄다. 전공의를 비롯한 젊은 의학자들은 아예 등록비를 면제, 부담을 줄여줬다. 반면, 선진국에서 주로 참여하는 초청연자들의 경우에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등록비를 제대로 내도록 했다.

대회 참석자 뿐 아니라 학술 프로그램도 역대 최다인 329개 세션에 걸쳐 3300여편의 다양한 연제가 발표됐다. 학술위원회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엄선한 연제들은 뇌혈관 질환·신경종양 및 두개저 수술·척추 수술·소아신경외과·정위기능 및 뇌전증·신경손상 및 말초신경 수술·방사선 수술·신경내분비학·수두증·신경조절·신경재활 및 신경재건 수술 등 다양한 분야를 모두 망라했다. 신경외과 의사 뿐만 아니라 전문간호사 300여명이 참여하는 별도의 세션도 마련했다.

▲ 세계신경외과학회 서울대회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신경외과 의사들. 110개 국가에서 4500여명이 참석, 역대 최대 규모의 대회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One World, One Neurosurgery, Let us Build Bridges'를 주제로 열린 이번 서울대회는 LG전자가 개발한 세계최대 84인치 3D TV를 대회장에 설치, 전세계 대가들의 수술 장면을 3차원 영상으로 보여주는 3D 세션이 선보여 눈길을 붙들었다. 정교한 혈관이나 신경 수술을 마치 수술실에서 지켜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현실감 있는 영상에 세계에서 참석한 신경외과의사들의 눈길이 집중됐다.

정희원 조직위원장은 "3D 세션은 한국의 의료기술과 첨단 IT기술의 수준을 세계 신경외과 전문가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의욕적으로 마련한 자리"라며 "최신 기술에 대한 열망과 수요가 높은 신경외과 의사들에게 한국의 첨단기술과 장비의 수준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울대회에서는 3D 수술과 내시경 장비를 활용한 최소침습수술이 주요 관심사로 부상했다. 치매나 파킨슨병의 경우 뇌에 바늘을 심어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뇌심부 자극술은 기존 약물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막힌 혈전을 녹이는데 그치지 않고 혈전 덩어리를 제거한 수 있는 뇌 내시경(뇌강경) 수술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개골을 열고 닫는 데만 3∼4시간이 걸리는 기존 뇌수술에 비해 코를 비롯한 작은 구명으로 뇌강경을 삽입, 빠른 수술이 가능하고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향후 뇌수술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희원 조직위원장은 "신경외과 분야는 최소침습수술기법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과거에 수술이 불가능해 약물치료에 의존해야 했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며 "이번 서울대회를 통해 첨단 최소침습수술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신경외과의 미래를 이끌어갈 첨단수술 외에도 아프리카를 비롯한 저개발국가에서의 열악한 의료환경과 신경외과 수술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각국의 지원을 희망하는 세션이 선보이기도 했다.

전세계 신경외과학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교육과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 투 용쾅 차기회장은 "WFNS 차원의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선진 각국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번 서울대회에서는 서울대 관악합주단·숙명여대 가야금 오케스트라·한복 패션쇼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선보여 세계 신경외과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11일 열린 'Korea Night'에는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는 인기그룹 소녀시대의 태티서와 f(x)의 공연이 펼쳐져 전세계 각국에서 참여한 젊은 의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미구엘 A.아라이즈 WFNS 재무위원장은 "역동적이고 판타스틱한 서울대회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 30년 넘게 뇌종양·뇌혈관질환 분야의 발전을 견인하며 한국 신경외과학 발전에 기여한 최길수 서울대 명예교수가 WFNS 명예훈장을 받았다. 최 명예교수는 대한신경외과학회장·이사장을 비롯해 아시아대양주신경외과학회(AASNS)·아시아오세아니안 국제두개저외과학회(AOISBS) 회장을 역임했으며, 세계신경외과학회(WFNS) 부회장을 맡아 세계학회 유치에 앞장섰다. 왼쪽부터 정용구 대한신경외과학회장·정희원 조직위원장·최길수 명예교수·다카하시 카와세 WFNS 수석 부회장.
한편, 7일 열린 '세계신경외과 한림원(World Academy of Neurological Surgery, WANS) 정기학술대회'에는 전세계 신경외과 석학 68명으로 구성된 정회원과 관계자 등이 참여, 세계신경외과학회 서울대회의 서막을 알렸다.

신경외과학 분야의 학술교류와 교육을 목표로 2005년 10월 발족한 WANS는 1000명 당 1명 가량이 정회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한국에서는 정희원 조직위원장(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과 WANS 창립회원인 이규성 사무총장(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이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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