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우 지음/에디터 펴냄/1만 3000원
서른이 넘어갈 즈음, 한 의사는 '왜 내 인생은 행복하지 않은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스스로 쌓아올린 울타리 안에서 심심한 은둔형을 삶을 이어온 그는 재미있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세상 밖으로 문을 두드린다. 첫걸음부터 그의 섣부른 도전은 생각지도 못한 눈길을 끌게 된다. 애완동물을 갖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고슴도치를 키웠는데, 손 위에서 잠든 고슴도치가 귀여워 생각없이 찍어 올린 동영상이 네이버 메인화면을 장식하고 이로 인해 TV 출연까지 하게 된다. 색다른 영역에 대한 그의 외도는 그렇게 영글어 갔다.
권준우 홍성의료원 신경과장이 <가슴을 뛰게 하는 한마디>를 펴냈다.
그의 '재미 있는 삶'을 향한 유쾌한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고슴도치 키우기' '스노보드 배우기' '12주 식스팩 만들기' '하프마라톤' '멘사테스트' '소설 집필'등을 통해 거듭되는 성공과 실패가 그의 삶에 재미를 키워준다. 이 책에는 그 과정에서 진솔한 체험을 통해 저자가 듣고 감동받았던, 정신이 번쩍 들었던 한마디들이 잔잔하고 따뜻하게 옮겨져 있다.
그의 삶을 바꾼 한마디는 거창하지 않다. 수려한 미사여구도 없다. 옛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아포리즘도 아니다. 우리 곁에서 삶을 일궈가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저씨 아주머니들의 말씀이다. '두 번이면 된다' '하기 싫어 죽겠을 때는 그냥 해라' '오르지 않으면 떨어질 수도 없다' '반드시 성공할 필요는 없다' '일을 망쳤어? 그럼 다시 하면 돼'….
저자의 독백이다.
"내가 부족하고 힘들어하던 시절, 주변 살마들이 건네는 한마디가 절실하게 다가오곤 했다. 어느 위인의 명언보다 친구가 던지는 농담 한마디, 시골 촌부가 중얼거리는 혼잣말이 더 가슴에 사무쳤다. 그 하마디의 말이 나를 철들게 만들고 가슴을 뛰게 했다."
행복하게 사는 게 어떤 것인지, 무엇인지 경험을 통해 풀어내는 이 책은 새로운 쉽지 않은 주제를 편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마주하게 된다.
저자의 '글발' 역시 도전의 결과물이다. 번번히 떨어졌던 수필공모전이었지만 결국 보령의사수필문학상 대상·한미수필문학상 대상 수상에다 <에세이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했으니….
지금 그는 또 어디에 '꽂혀' 있을까. 어떤 말들이 그의 가슴을 뛰게 할까. 궁금해진다(☎ 02-753-2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