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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혁명적 내부 변화' 필요하다"

"의협 '혁명적 내부 변화' 필요하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07.2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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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회장 세브란스병원 특강 "문제의식 공유하고 단결해야" 강조
이익·공익 단체 역할 분리...임원들 대의원 겸직 문제 바로잡을 것

▲ 노환규 의협 회장이 28일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교실이 주최한 학술심포지엄에서 의료정책 제시자로서의 의협의 역할에 대해 특강을 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의료계 전반에 확산돼 있는 피해의식과 불신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혁명적인 내부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 회장은 28일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열린 제9회 연세의대 가정의학교실 학술심포지엄 특강을 통해 "만성질환관리제는 일방적으로 정부의 정책을 수용해 왔던 의협이 정책 제안자로서 처음 대안을 제시해 정부가 받아들인 성과였음에도 의료계 내부의 자심감 결여와 피해의식 때문에 결국 포기를 선언해야 했다"며 "의료계 스스로도 정책을 제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을 뿐 아니라 임원들도 회원들을 설득시킬 자신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의사와 택시기사의 공통점은 가격결정권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한 노 회장은 "가격결정권이 없다는 것은 품질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한국의료가 처해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건정심의 불합리한 의사결정 구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노 회장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참여하는 24명의 위원 중 공급자는 8명에 불과한데 비해 소비자와 지불자는 16명에 달하는 구조에서는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뿐 아니라 협상 결렬에 다른 패널티까지 공급자가 받아야 한다"면서 "정부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건정심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비가 싸다고 해서 소비자에게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의료계 내부부터 혁명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의협은 공익단체로서의 목소리를 내는데 주력할 수 있도록 하고, 산하에 의원협회·병원협회 등이 이익단체로서의 역할을 나눠서 맡는 내부 개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의협의 의사결정 구조 역시 개선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노 회장은 "집행부 임원이 대의원을 겸직하는 문제를 개선하고, 사회와 소통하는 능력과 토양을 배양해야 한다"며 "의료계 내부부터 변화시키는 것이 의료제도 개선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못먹고, 못살던 과거에는 의료접근성 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였지만 경제가 발전하고 의료환경의 변화에 따라 환자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만서 투명화를 요구하고, 편법을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의료계도 시대적인 변화에 맞춰 상식과 원칙에 맞는 방향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언급했다.

노 회장은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의무와 책임도 따른다는 사실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며 "의협과 소수의 임원들이 의료제도를 변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의사가 의식을 바꾸고 권리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만 비로소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잘못된 제도 개선을 위해 모든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도 당부했다. 노 회장은 "설계가 잘못된 도로에서는 아무리 딱지를 떼고 처벌을 하더라도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나 혼자만 사고없이 지나가면 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후배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길을 만드는데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 노환규 의협회장과 인요한 연세의대 가정의학교실 주임교수가 특강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학술심포지엄을 주도한 인요한 가정의학교실 주임교수는 "쌍벌제는 성매매 방지법과 의사들을 겨냥한 리베이트죄 밖에 없다"며 "미국에서도 경제적인 거래행위를 처벌한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인요한 주임교수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제약회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막아버려서는 안된다"며 "일률적으로 제약회사의 도움은 모두 리베이트 쌍벌제로 처벌하고 있는 경직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심포지엄에서는 ▲밝은 노후를 위한 건강관리 ▲중년 남성에서 흔한 질환의 관리 ▲중년 여성의 건강, 안팎으로 챙기기 ▲1차 진료 의사가 알아야 할 소아 건강 등 1차 진료 의사가 가족 주치의로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질환이 중점적으로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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