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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암 발생 '갑상선' 1위·'뇌·척수암' 2위

젊은층 암 발생 '갑상선' 1위·'뇌·척수암' 2위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07.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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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센터 조사, 위·간·대장 순인 장년층과 차이 보여
경제적으로 취약한 시기 투병…사회복귀 위한 지원 필요

드라마에 등장하는 청춘 남녀들 가운데 뇌종양 환자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은 18일 1995∼2009년까지 연세암센터에서 진료를 받은 암환자 10만 9732명을 대상으로 연령 및 암종별로 분석한 결과, 40세 이상 장년층과 달리 젊은층(15∼39세)에서 뇌종양 환자가 주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젊은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은 갑상선암(26%)·뇌 및 척수암(15%)·부인암(14%)·위암(10%)·유방암(9%) 순이었다. 이에 비해 장년층에서는 위암(18%)·간암(11%)·대장암(10%)·갑상선암(10%)·폐암 (9%)·유방암(7%)·여성생식(6%)·뇌 및 척수암(5%) 등으로 주로 발생하는 암종에 차이를 보였다.

젊은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뇌·척수암, 골·연부조직육종(뼈·연부조직·근육 등에 발생하는 암) 등의 경우 치료 후에도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젊은층 암 환자는 전체 암환자의 15%를 차지했다. 5년 생존율은 78.7%로 조사됐다.

사회·경제 활동을 활발히 펼쳐야 하는 젊은층을 위해 암 치료 후 건강하게 사회 복귀를 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 암진단 환자군의 연령별 생존율 향상 폭을 보면 25∼39세 연령대의 생존율이 평균 13.5% 포인트 향상하는데 그쳐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승폭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정우 연세암센터 소아혈액종양과 교수는 "뇌·척수암과 육종은 주로 소아에서 발생하지만 15∼29세에서도 30%가 발생할 정도로 비교적 큰 비율을 차지한다"면서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뇌·척수암이나 육종은 치료 후에도 신경·근골격계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아 여러 과가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다학제진료가 필요하고, 치료 후 재활과 사회 복귀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젊은 층의 갑상선암·부인암·위암·유방암의 경우도 임신·출산·육아 등의 문제로 치료를 미루거나 사회 활동을 중단하기도 한다"며 "젊은 층은 암 치료 중은 물론 치료 후에도 오랜 시간 동안 경제활동과 사회적 기여를 하게 되므로 건강한 사회복귀를 위해 세심한 치료와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0년간의 생존율 변화에서도 젊은 층과 장년층의 양상이 달랐다.

1995∼1997년 사이에 암진단을 받은 환자군과 10년 후인 2005∼2007년 환자군의 5년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갑상선암 제외) 모든 연령대에서 생존율이 올라갔으나 상승폭에서는 차이가 났다.

0∼20세의 생존율은 평균 20.7% 포인트, 50∼75세는 평균 19.5% 포인트가 높아졌으며, 80세 이상 고령 환자의 생존율도 9.9%에서 31.2%로 크게 향상됐다.

반면, 25∼39세 연령대의 생존율은 평균 13.5% 포인트 향상하는데 그쳤다.

이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연세암센터는 "장년층의 경우 건강검진이 증가하면서 조기 발견이 늘어난데 비해 젊은 층에서는 조기 발견이 적고, 경제적 취약성과 육아 등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연세암센터에서 39세 이하 암환자 30명과 40세 이상 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0세 이상에서는 '검진 중 발견'이 6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젊은 층에서는 '검진 중 발견'이 45%로 상대적으로 낮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이 35%로 두 번째로 많았다.

처음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방문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40세 이상의 경우 '증상 후 바로'(36%), '한 달 이내'(27%) 등 기간이 짧았던 반면 젊은 층은 '한 달 이상 1년 이내'가 44%로 가장 많아 암에 걸린 사실을 알면서도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미루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정우 교수는 젊은 연령대의 생존율 향상 폭이 장년층에 비해 작은 데 대해 "조기 진단의 차이 외에도 의료 및 사회적 관심이 타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사회적 지원이 불충분해 치료에 전념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외국에서는 15∼39세의 암을 '청소년 및 젊은 성인암'으로 따로 분류하기 시작해 의학적·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4기 암환자도 12%가 10년 생존…10년 생존율 평균 49%

▲ 연세암센터에서 2002년 암진단을 받은 환자의 평균 10년 생존율은 49.0%로 암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10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암센터는 매년 암환자 10년 생존율을 발표하고 있다. 2002년 암진단을 받은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49.0%(남성 36.2%, 여성 62.4%)로 암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10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병기별 10년 생존율은 0기 91.2%, 1기 80.4%, 2기 54.0%, 3기 40.1%, 4기 11.9%로 조기발견이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시켜 줬다. 특히 3기와 전이가 있는 4기암의 경우에도 10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아 지레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주요 암의 생존율은 위암 53.8%, 대장암 48.8%, 유방암 78.5%였다.

연세암센터는 1995년 국내 최초로 종양등록사업을 통해 암 발생과 생존율 자료를 조사하고 있다. 장기추적 자료 는 향후 암환자 건강관리 지침이나 연령별 건강검진 가이드라인을 만드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연세 새누리클럽,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조사결과 발표와 함께 이날 오후 3시부터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암 진단 후 10년이 지난 환자들의 모임인 '연세 새누리 클럽,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희망을 이야기하는 행사가 열렸다.

올해 4회째를 맞는 행사에는 암 진단 후 10년 이상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환자들과 현재 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보호자 400여명이 참석, '소아·청소년 및 젊은 성인암 환자의 사회복귀'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가수 박현빈 씨의 축하공연도 선보였다.

노성훈 연세암센터 원장은 "이제 암은 생존 여부를 넘어 삶의 질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힌 뒤 "많은 암생존자들이 가정과 사회에 건강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새로운 사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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