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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판결, 대한민국 의료 이만큼 망가졌단 뜻"

"치과 판결, 대한민국 의료 이만큼 망가졌단 뜻"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3.06.2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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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형곤 공보이사, 20일 대공협 학술대회서 답답한 의료현실 '성토'
권복규 교수 "족보 베이스 삶 탈피…각자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야"

▲ 송형곤 의협 상근부회장. ⓒ의협신문 이은빈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어제 치과의사가 프락셀 레이저를 시술해도 괜찮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치과의사한테 뭐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이만큼 대한민국 의료가 망가져 있다는 겁니다."

송형곤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이 치과의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고등법원 판결을 언급하며 불합리한 현실을 꼬집었다.

20일 대전 하히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3년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학술대회에 참석한 그는 "프락셀·비만·항노화"로 대세를 압축하면서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

송 부회장은 "의료수가가 형편 없어서 모두가 비보험으로 넘어오고 있다. 이런 현실은 바꿀 것이고, 앞으로 꼭 바뀌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 의료는 망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날 노환규 의협회장을 대신해 축사를 한 송 부회장은 공보의 시절 노 회장과과 맺은 남다른 인연을 언급하며 진심어린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송 부회장은 "포천의료원에서 일반의 신분으로 공보의 생활을 하면서 당시 과장으로 온 노 회장을 만났다"며 "공보의 때 마음을 비우고 뭔가를 열심히 하다보면, 인생에 있어서 많은 부분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국민에 대한 의사의 신뢰도를 높이지 않으면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없다는 신념도 밝혔다.

송 부회장은 "여러분은 아직 백지상태에 가깝다. 10여년을 공부하고 나와보면 답답함을 많이 느낄 것"이라면서 "신뢰도를 높여 국민 인식을 바꾸면 자연스럽게 수가문제는 해결된다. 리베이트 근절선언은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들 하는대로 따라가는 '족보 베이스'의 삶 벗어나세요"

이어 "정부는 의사를 깎아내리고 자기만 생각하는 집단으로 프레임을 맞춰왔지만, 소임을 다하며 묵묵히 일하는 의사가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의협의 문은 열려 있으니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달라"고 덧붙였다.

▲ 권복규 교수.

'의료계의 주요 현안'을 주제로 발표한 권복규 이화의전원 교수 또한 의료계의 힘든 상황을 토로하며 후배들을 위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의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얘기해주기 위해 나왔다"며 말문을 연 그는 "한국사회에서 의사가 각자 고생했을 때 살아남을 확률은 반도 안된다. 힘을 모아서 바꾸도록 압력을 넣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면서 틀에 박힌 길을 떠나 다양한 진로를 탐색해볼 것을 권했다.

권 교수가 꼽은 의료계 유망 분야는 ▲빅데이터 등을 다루는 정보통신 계열 ▲의료민영화 추세에 대비한 매니지먼트 산업 ▲인공장기 개발 등 의과학 전문가다.

권 교수는 "남들 하는대로 따라가는 '족보 베이스'의 삶을 살다 보면 결국 평생 자기 뜻대로 살지 못하게 된다"면서 "의학을 바탕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일이 많은데도 준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고립된 의학교육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생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의료라는 게, 레지던트까지는 병원이라는 틀 안에 단절돼 있으면서 환자 보는 게 인생의 전부인양 생각하다가 현장에 떨어지면 세상이 녹록지 않구나 느끼게 되죠. 생각하지 않고 살면 앞으로도 변화는 오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극복해서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350여명의 공보의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대공협은 공보의들이 진료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정보나 정책 현안 등을 제공하기 위해 일년에 한 번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 2013 대공협 학술대회에는 350여명의 공보의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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