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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곤 동아시아류마티스학회(EAGOR) 2013 조직위원장

이수곤 동아시아류마티스학회(EAGOR) 2013 조직위원장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05.1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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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는 의사의 '의무'이자 사회적 '책무'
젊은 의학자들 마음껏 토론하는 만남의 장 만들 것

▲ 이수곤 동아시아류마티스학회 조직위원장이 제5회 대회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원인은 알 수 없다. 세포 성분에 대한 자가항체를 생성하는 것이 특징인 이 질환은 주로 관절이나 근육 등에 다발성 동통·염증·변성·대사장애를 일으킨다. 바로 류마티스 질환이다. 고약한 류마티스를 연구하기 위해 한국·중국·일본 의학자들이 의기를 투합했다.

2년에 한 번 모여 '류마티스 질환'의 기초에서부터 임상에 이르기까지 학문적 성과를 교류하는 동아시아류마티스학회(EAGOR)가 오는 5월 31일∼6월 1일 이틀 동안 서울 플라자호텔에 열린다.

5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는 한·중·일 3국 외에 홍콩과 대만이 처음으로 합류했다. 참가국이 늘어나면서 서울대회 참석자들은 약 3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2007년 2회 대회에 이어 두 번째 국제행사를 열게 된 한국은 이수곤 EAGOR 2013 조직위원장(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이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동아시아류마티스학회(EAGOR) 5월 31일∼6월 1일 서울플라자호텔서

이 조직위원장은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을 재임 시절 "류마티스를 초기에 치료하면 '지갑'만 열면 되지만 보험급여를 제한해 초기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질환으로 넘어가 급기야 '통장'까지 깨야 한다"는 소위 '통장론'을 내세워 50개월까지만 제한적으로 건강보험을 인정했던 불합리한 급여기준을 없애는데 앞장선 인물.

"류마티스 질환을 초기에 발견해 치료를 받으면 관절이 휘어지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고, 큰 불편없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단이 늦어지고, 보험급여 제한으로 치료가 늦어지거나 효과도 없는 민간요법에 매달려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치료비용은 많이 들이면서도 고통 속에 살아야 합니다."

이 조직위원장은 류마티스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방법(생물학적 제제)이 있음에도 무조건 3개월 이상을 앓아야 보험급여를 인정하고, 20곳 이상의 관절부위에 이상이 생겨야 생물학적 제제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보험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일 류마티스 질환자들의 고통과 아픔이 묻어나는 안타까운 사연과 마주하고 있다는 이 조직위원장은 "류마티스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질환의 발생 기전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는 류마톨로지스트로서 당연한 의무이자 사회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류마티스 환자 위한 '연구' 류마톨로지스트로서 의무이자 사회적 책무

▲ 이수곤 동아시아류마티스학회 조직위원장은 "류마티스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지갑 대신 통장을 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협신문 송성철
세계류마티스학계는 미국·유럽연합·오세아니아 등으로 삼분돼 있다. 한중일 3국에 홍콩·대만이 가세한 EAGOR는 기초연구자와 임상의학자가 함께 모여 다양한 분야의 학문적 성과를 공유하고, 동아시아 학자들간의 교류를 좀더 활성화 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학회다.

학술대회의 질적 수준도 상당히 높다.

이 조직위원장은 "이번 EAGOR 2013에는 9개 주제별로 28개의 구연과 100여편의 포스터가 발표되는데 논문 채택률이 40%에 불과하다"며 "기초의학 논문의 비중도 6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회에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효과를 신속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혈액검사법을 개발한 일본 연구진의 논문과 적포도주에 함유돼 있는 레스베라톨 성분이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에 치료효과가 있다는 중국 연구진의 동물실험 결과를 비롯해 차가운 온도에 노출되면 손발이 하얗게 변하는 레이노현상을 자외선으로 측정하는 한국 연구진의 논문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국가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는 일본은 기초연구가 탄탄하고, 중국도 방대한 연구인력을 바탕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한 이 조직위원장은 "기초와 임상은 물론 중개연구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세계 시장을 겨냥한 기업의 순발력에다 국민의 관심이 뒷받침된다면 한국도 얼마든지 학문적 성취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후학들이 세계 최고의 류마톨로지스트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구 풍토를 마련해 주는 것이 학회를 이끌어 가는 선배의사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류마티스의 원인을 규명하고, 지금보다 더 좋은 치료법을 개발해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연구할 수 있는 환경과 연구에 대한 열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조직위원장은 "이번 대회에는 각국에서 추천한 80여명의 45세 이하 젊은 연구자들을 위해 참가비를 면제해 주고, 상도 주는 'Young Investigator Meeting'을 준비하고 있다"며 "동아시아 류마티스 연구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젊은 연구자들이 마음껏 토론하고, 자연스레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젊은 연구자 마음껏 토론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 장 만들고파

▲ 이수곤 동아시아류마티스학회(EAGRO) 2013 조직위원장은 "의사에게는 연구를 통해 의학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의협신문 송성철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2008∼2010년)에 이어 2012년부터 류마티스학회연구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 조직위원장은 차기 대한내과학회 이사장을 맡아 내과학 전반을 이끌어 가야할 무거운 짐도 지고 있다.

활발한 학회 활동 외에 국내외 학술지에 12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연구자로서 또한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사로서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자로서 본분을 다하고 있는 이 조직위원장은 "열심히 뛰고 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아쉬워했다.

"많은 의사들이 연구와 교육보다는 진료에 매달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의사에게는 연구를 통해 의학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이 있습니다. 의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연구실에서도 이 조직위원장은 바빴다. 학회 운영에 관한 전화를 받아야 했고, 직접 연구실을 방문한 대회 실무진과 마주해야 했다. 5월 말 EAGOR의 성공적인 개막이 눈에 보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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