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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수가제 "마른수건 쥐어짜다 끊어질라"

포괄수가제 "마른수건 쥐어짜다 끊어질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05.0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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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류체계 아직 미합의…DRG원가, 행위별 85% 수준 불과
이근영 병협 보험이사 '병협회지' 통해 "DRG 거둬들여야" 고언

▲ 이근영 병협 보험이사
병·의원에 이어 오는 7월부터 종합병원 이상으로 전면 확대 예정인 7개 질환군별 포괄수가제(DRG)가 시행 두 달이 채 남지 않았음에도 원가분석과 분류체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근영 대한병원협회 보험이사(한림대의료원 부의료원장)는 병협이 발행하고 있는 '병원'지 스페셜코너에 'DRG 확대 시행에 문제점 및 선결과제'를 통해 "현행 포괄수가 수준은 병원 원가에 비해 훨씬 모자란 것으로 판명됐다"며 "마른 수건을 쥐어짜다 끈어질 판"이라고 비판했다.

이 보험이사는 "심사평가원은 비급여수가 40%를 DRG수가에 포함시켰다고 하지만 여기에 관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며 "인건비·장비비·시설 투자비 외에 재투자비용을 감안해 원가를 정확히 계산해야만 환자를 제대로 분류할 수 있고, 모든 기전이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부인과와 외과에서 많이 시행하고 있는 복강경수술을 포함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 보험이사는 "복강경수술에 쓰는 수술기구와 재료가 아주 다양할 뿐만 아니라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다"면서 "DRG에서 제외시키든지 예외규정을 많이 두지 않으면 많은 문제점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양한 질환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DRG분류체계의 문제점도 선결과제로 꼽았다.

"여성골반내 자궁·난소·난관·골반 구조물 등의 질병은 여러가지 병인에 의해 난이도와 변이도의 폭이 수배에서 수십배에 달하고, 그에 따라 시간·노력·치료재료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DRG에서는 대부분 하나의 질병군으로 묶어놓고 있다"고 지적한 이 보험이사는 "다양한 수술기법이 수가에 반영되지 않는 현행 분류체계로는 의료현장의 수가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보험이사는 "임상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조정기전과 함께 신의료기술을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상황을 인지하고, 용기있게 거둬들여야 한다"고 건의했다.

▲ 대한병원협회가 발행하는 <병원> 5-6월호
김양균 경희대 교수(의료경영학)는 같은 코너에서 'DRG 수가 원가연구의 애로사항 및 영향평가'를 통해 "DRG가 지불제도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문학회가 참여해 환자의 상태를 고려한 표준적인 임상진료 및 처치 지침을 개발하고, 의료기관이 참여해 원가자료를 구축해야 함에도 우리는 의료공급자의 참여없이 급여비와 청구서 중심으로 가격표를 결정하는 단계가 진행되고 있다"며 철저한 준비없이 시행될 경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7개 DRG수가와 행위별수가의 수익을 비교한 결과, 수정체수술을 제외한 나머지 질환에서 원가가 수입을 초과해 적자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힌 김 교수는 "질환별 수익이 15% 정도 인상해야 거의 수지가 동일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종적인 DRG 개발을 위해서는 병원의 원가체계 구축을 지원하고, 독일처럼 시설·장비에 대해 별도 지원하는 방안과 함께 의사와 병원 수가를 분리하는 등 의료계와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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