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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열명 중 일곱 "의협 집행부 1년간 잘했다"

회원 열명 중 일곱 "의협 집행부 1년간 잘했다"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3.05.0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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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여론조사 결과 67% 지지·신뢰 보내...'투쟁 필요' 97%

취임 1년을 맞은 제 37대 의협 집행부에 대해 대다수 회원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5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제 37대 집행부는 취임 직후부터 정부의 포괄수가제 강제 시행에 반발하며 비응급수술 연기 방침 발표와 철회, 건정심 탈퇴와 토요일 휴무 투쟁 전개, 건정심 복귀 및 의정 협상 돌입 등 파란만장한 과정을 겪으며 회무를 이끌어 왔다.

중대한 결정 때마다 '명분과 실리' 논란에 부딪혔으며, 회원 및 시도의사회장을 비롯한 의료계 지도자들과의 소통 문제도 정책 추진 과정에 늘 따라붙는 과제였다.

대한의사협회는 의협신문 '닥터서베이'를 통해 4월 23∼30일까지 8일간 전국 회원 789명을 대상으로 제 37대 집행부의 회무 경과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년간 의협이 추진해 온 주요 정책 결정에 대해 일반 회원들의 견해를 들어보고, 이를 통해 현 집행부에 대한 신뢰도를 측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의협이 집행부 취임 1년 만에 전 회원 설문조사를 통해 집행부를 평가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정심 탈퇴 "잘했다"...수술연기 철회는 찬반 비슷

 
우선 포괄수가제 강제 시행에 맞서 지난해 5월 2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탈퇴한 결정에 대해 회원들의 90.2%가 '잘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잘못된 결정'이란 응답은 6.2%에 불과했다. 의료계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구조인 건정심에 참여하는 것은 정부의 포괄수가제 강행에 들러리가 될 뿐이라는 집행부의 판단을 지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후 의협이 비응급수술에 한해 포괄수가제 해당 수술을 일주일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가 갑작스럽게 철회한 결정을 내린데 대해서는 아쉽다는 의견이 근소하게 많았다. 응답자의 45%는 '잘못된 결정이었다. 밀고 나가야 했다'고 답했다. '잘한 결정 혹은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는 답변도 41.6%로 나타났다.

 

당시 의협이 수술 연기를 철회한 이유는 90% 이상의 참여가 예상됐던 안과와는 달리 산부인과·외과·이비인후과 회원은 2∼20%의 낮은 참여율이 예상됐고, '응급수술을 포함한 전면 거부'로 언론에 잘못 보도돼 여론이 악화됐으며, 정부가 안과에 대한 집중적인 대응전략을 세움으로써 투쟁이 조기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반면 갑작스러운 철회 결정으로 의료계의 투쟁 동력이 크게 저하되는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는 비판도 제기됐었다.

 

정부와 대립각...80% "잘했다. 긍정적이다"

의협은 지난해 10월 7일 제 1회 한마음 의사 가족대회를 개최했다. 의사와 가족,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함께 모여 공동운명체임을 확인하고 의료제도 개혁을 위한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하기 위해 기획된 이날 행사에는 무려 3만 명에 달하는 회원이 참여해 대성황을 이뤘다. 특히 대선 후보들과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 의협의 단결력을 정치권에 과시했다. 이날 행사에 대해 회원들은 '잘 했다'(79.0%)는 평가를 내렸다. 부정적인 응답은 11.5%에 그쳤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일체의 대화를 중단한 방침에 대해서도 회원들은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응답자의 80.40%가 '잘했다'고 답했다. 정부와 대화 중단으로 인해 실무적인 손실을 초래한 측면이 있으나, 의협의 존재감과 협상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요소가 더 컸다는 평가로 풀이된다.

정부가 일방적인 수사 인상률을 통보하고 성분명처방과 총액계약제 등을 부대조건으로 제시한데 대한 항의 뜻으로,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두 차례에 걸쳐 토요일 휴무투쟁을 전개한데 대해서도 회원들은 옳은 결정이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44.5%의 응답자가 '너무 조급해서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꼭 필요한 투쟁이었다'고 답했으며, 30.0%는 '13년 만에 투쟁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잘한 일'이라고 답했다. '투쟁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너무 준비가 부족했다'(21.0%) '정부와 투쟁을 해서 얻을 것은 없다'(3.20%) 등 부정적인 여론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대정부 협상 재개...과반수 "긍정적"

토요휴무 투쟁은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1회, 의협의 공식 지침에 따라 2회 등 총 3 차례 실시돼 52∼60%의 참여도를 나타냈다. 그러나 시도의사회장 등 의료계 지도자들은 의원급 의료기관만 참여하는 투쟁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와 대통령선거라는 상황을 고려해 투쟁을 중단하고 대정부 대화를 시작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한 회원들의 평가는 과반수(54.80%)가 '적절한 선에서 잘한 결정'이란 입장을 밝혔다. 투쟁을 더 끌었어야 했다는 견해는 38.0%로 조사됐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이 건정심 구조 개편안을 발의한 뒤 올해 1월 31일 산부인과 수가 개선 등 연간 1444억 원의 진료수가 증액을 결의하기 위해 건정심에 복귀한 결정에 대해서도 과반수인 57.80%의 회원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복귀 명분이 부족했다'는 응답은 34.0%였다.

지난 3월 29일 건정심에서 토요휴무가산제 의결이 연기된데 대해서도 회원들은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만 믿고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50.7%,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대화를 중단하고 강력히 투쟁해야 한다'가 44.9%로 각각 나타났다.

'의료계 치부 드러내기'...찬반 엇비슷

 
노환규 회장은 취임 이후부터 페이스북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회원은 물론 일반 국민과 소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불성실 진료' '로봇수술 사망율' 등 발언으로 일부 회원들로부터 '의료계 내부의 치부를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노 회장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문제점을 드러내야만 국민이 잘못된 의료제도를 인식하고, 의사들과 함께 고치려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신뢰 회복과 의료현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위한 노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회원들은 서로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문제를 드러내고 공감대를 만드려는 노력에 찬성한다'가 51.5%로 과반수를 넘겼으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의료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은 중단해야 한다'(32.6%), '사회적 공감대는 필요없다. 의사들의 단결에 집중해야 한다'(14.7%) 등 부정적인 입장도 적지 않았다.

회원 약 70% "노환규 집행부 잘 해왔다"

 
전국 회원들의 68.6%가 현 집행부의 지난 1년간 회무 추진 방향에 대해 긍정적인 점수를 매긴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가장 많은 46.8%가 '잘한 편이다', 21.8%는 '매우 잘했다'고 각각 평가했다. '그저 그렇다'(15.2%), '잘못한 편'(9.8%) 등 불만족을 드러낸 회원은 25.0%로 조사됐다.

의협의 향후 회무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정부와 좋은 관계 속에서 실리를 얻고 잘못된 의료제도를 점진적으로 고쳐나가야 한다'는 응답이 49.0%, '강력한 투쟁이나 운동을 해서라도 잘못된 의료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 48.7%로 조사됐다.

이는 앞으로 의협이 정부와 협상을 유지하면서도 강력하고 효율적인 투쟁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회원들의 견해로 해석된다. 그러나 냉온 전략에 대한 회원들의 치우치지 않은 정서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최선의 전략을 선택·집중해야 하는 집행부에게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협의 단체행동 방식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도 물어보았다. '다양하고 지혜로운 투쟁 방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72.2%로 가장 많았다. '진료 중단을 불사하는 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답변은 25.0%였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송형곤 의협 대변인은 "내부적으로 어느정도 예상했던 결과"라며 "회원들이 집행부에 대해 완전히 흡족하고 잘했다는 평가가 아니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의 부재 등 여러가지 세련되지 못한 회무 등을 감안할 때 오히려 의협이 앞으로 더 잘 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좀 더 지켜봐 주겠다는 회원들의 여론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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