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지 방문 이후 경남도-노조 첫 대화...국회는 '정상화 촉구'
찬반 논란에도 불구 폐업 수순이 불가피해 보였던 진주의료원 사태가 '재논의'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지금까지 팽팽한 평행선을 걷던 경상남도와 전국보건의료노조는 의료원 폐업 결정 이후 45일만인 11일 전격적인 대화의 자리를 가졌다.
약 1시간 30분에 걸친 대화를 통해 양측은 이렇다 할 입장 차이를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화 불가'를 고수하던 강경한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라는 평가다.
지금까지 노조 측은 홍준표 도지사와의 직접적인 대화만을 요구하며 도에서 파견한 의료원장 권한대행과의 만남을 일체 거부해 왔다. 경남도 역시 의료원 폐업을 전제로 한 협상에만 응한다는 방침을 유지해왔다.
노조와 경상남도의 첫 대면이 이뤄진 다음날인 12일 국회 보건복지위는 진주의료원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정상화'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복지위는 결의문에서 의료원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조속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으며, 의료원 관계 당자사자들은 회생노력을 위한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진영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날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진주의료원 업무개시명령도 검토 중"이라고 말해 국회와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한 기본적인 방향을 함께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파경을 치닫던 진주의료원 사태가 극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보이게 된 시점이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의 진주의료원 방문 직후부터라는 점에 관심이 모아진다.
노 회장은 8일 진주의료원 노조와 의료원장 직무대행을 잇따라 만나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특히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과 면담을 통해 노조와 직무대행이 우선적인 만남을 갖고 , 이후 도지사가 의료원을 직접 방문해 대화의 물꼬를 트는 방안을 제안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내기도 했다.
노 회장은 보건의료노조 측에도 홍준표 도지사와의 대화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권한대행과 우선 협의를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의견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회장의 의료원 방문이 진주의료원 사태 전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단순한 우연의 일치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 현장에 보건의료 전문가 단체의 대표가 이례적으로 직접 방문했다는 사실 한가지만으로도, 여러 가지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 안팎의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