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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임종 위해 '완화의료' 확대 필요

편안한 임종 위해 '완화의료' 확대 필요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2.12.1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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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의료케어팀 제도화하고, 가정완화의료 수가 마련해야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동계학술대회…새회장 허대석 교수

▲ 허대석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신임회장
회복가능성이 없는 말기환자에게 인위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무의미한 연명치료 대신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편안하게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완화의료'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완화의료는 회복가능성이 희박한 말기환자에게 인위적으로 생명을 늘리는 무의미한 연명치료 대신 환자의 통증을 줄여주고, 증상 치료는 물론 환자와 가족들의 심리·사회·영적 상담을 통해 정신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포괄적 치료행위를 뜻한다. 죽음을 앞둔 환자가 편안히 임종을 맞도록 도와주는 호스피스보다 넓은 의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연명치료를 받고 있는 말기환자는 약 1200명에 달한다.

2009년 세브란스병원 김 할머니 존엄사 대법원 판결 이후 연명치료 중단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인식 부족과 제도적 결함으로 연명치료를 받는 말기환자들이 고통스런 죽음을 연장하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는 7일 서울성모병원에서 동계학술대회를 열고 완화의료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학술대회에서는 완화의료를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국민과 의료진의 인식을 개선하고, 제도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 쏟아졌다.

연명치료 중단과 함께 완화의료를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완화의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완화케어팀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완화의료에도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대균 가톨릭의대 교수(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분야에서의 정책연구 경험'을 통해 "말기암 환자의 완화의료 이용률은 2010년 6564명으로 약 9%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지적한 뒤 "완화의료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말기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조기에 완화의료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대다수 말기암 환자에게 완화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의 완화병동을 이용한 서비스 공급에 한계가 있으므로 완화의료 전문가인 의사·간호사·사회사업가·영적돌봄제공자·자원봉사자 등이 참여하는 완화케어팀을 제도화 하고, 완화의료병동이 설치된 기관에만 지정하도록 하고 있는 완화의료전문의료기관의 범위를 완화케어팀 설치기관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완화케어팀이 도입되면 환자·보호자는 완화적 돌봄을 통해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고통의 경감과 품위 있는 죽음에 대비할 수 있는 기회와 더불어 가장 적절한 돌봄의 장소로 전원받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병원과 의료진 입장에서는 오랜 유대관계를 맺어온 환자에게 완화병동으로 이동을 권유하는 부담의 대부분을 완화케어팀과 나눌 수 있고, 완화적 돌봄이 이뤄지는 동안에도 계속 주치의로서 환자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급종합병원에 장기 입원을 요구하던 환자들이 보다 조기에 지역사회 완화의료기관으로 이동하게 됨으로써 병원 경영과 운영계획 수립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완화케어팀의 제도화는 말기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의료비 지출을 경감하고, 효율적인 의료 자원의 이용으로 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 유지에도 기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고수진 선린병원 혈액종양내과장은 "가정은 말기암 환자들이 마지막 시간을 편한하게 보낼 수 있는 친숙한 환경이며, 가족들이 함께 지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생활 보호와 환자의 자율성을 존중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24시간 주 7일 연속적으로 신체적·심리적·사회적·영적으로 완화적 돌봄을 제공하는 '가정완화의료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고 과장은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받는 말기환자들이 가정 적합한 임종의 장소로 44.3%가 가정을 선택했다는 조사결과를 예로 들며 "선진국의 경우 가정완화의료가 전체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과장은 "가정완화의료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은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수가가 없기 때문"이라며 "가정완화의료 서비스 표준안과 지정 기준을 마련하고, 지역사회 내 지역암센터 및 완화의료전문기관과 가정완화의료기관의 연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술대회 정기총회에서는 연명치료를 통해 말기환자의 고통스런 죽음의 과정을 연장해선 안된다며 호스피스완화의료 활성화에 앞장서온 허대석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종양내과)를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허 신임회장은 서울대학교병원 호스피스실장(1998∼2008년)·서울대병원 암센터 소장(2004∼2008년)·한국보건의료연구원 초대원장(2008∼2011년)을 역임하며 완화의료를 확산시키는데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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