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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질환, 독성 없는 생물학적제제 효과 높아"

"건선질환, 독성 없는 생물학적제제 효과 높아"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2.11.0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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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그니아데츠키 교수(덴마크 코펜하겐대학 피부과)

최근 건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건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적절한 치료방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건선은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건선의 장기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또 건선은 고혈압·당뇨·심혈관질환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치료제를 선택할 때 안전성과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최근 대한피부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적극적인 건선 치료의 필요성'을 주제로 강연을 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로버트 그니아데츠키(Robert Gniadecki) 교수(덴마크 코펜하겐대학 피부과)를 만나 조기에 적극적인 건선치료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기존치료제(법)의 한계와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생물학적제제의 장점은 무엇인지 들어봤다.<편집자주>

Q. 건선은 어떤 질환이고 증상은 어떠한가?

 
건선은 피부의 자가면역질환으로 특정 면역계의 오작동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림프세포가 피부일부를 공격해서 사이토카인이 생성되고 결과적으로 피부 상피세포의 과잉 증식을 불러와 눈으로 봤을 때 작은 발진이 점차 합쳐져 판상(Plaque) 형태가 된다. 종종 피부 염증이나 가려움 등이 동반된다.

근본적으로 건선이 발병하는 원인은 피부가 아닌, 면역계에 있다는 것이다. 면역상으로 결함이 있기에 건선은 피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신적으로 발전해 건선성 관절염, 심혈관 질환, 동맥경화증 등이 동반된다.

Q. 이번 한국방문에서는 주로 어떤 내용을 발표했는가?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처럼 건선은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건선의 장기치료가 중요하다.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발표했다. 또 건선치료의 안전성과 독성·내성 등의 문제도 다뤘다. 건선은 앞서 말했듯이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닌 전신적 질환이기 때문에 동반질환 파악이 중요하다.

건선은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제 선택도 중요하다. 생물학제제로 치료할 경우 개선효과뿐 아니라 부작용도 덜 발생하고 환자의 삶의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강조했다.

Q. 건선은 가족력 등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가?
일부는 그러하다. 건선의 원인이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유전자 구조의 변화, 돌연변이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100%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한다고 보긴 어렵다. 환경 등 다른 요인으로 건선이 발병하기도 한다. 즉, 유전자가 필수요인이 될 수 있지만 결정요인이라고 보긴 어렵다.

Q. 유럽 건선치료의 현황과 방향은?
유럽은 각 나라마다 상황에 맞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다. 이들 나라는 유럽전역에서 통용되는 가이드라인을 참고로 하고 있다. 덴마크는 피부과학회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이는 전신적 치료를 받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이드라인이다. 경증·중등도·중증에 따라 어떤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지가 명시돼 있다.

Q. 최근 건선의 발생 연령이 20∼30대로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는?
건선이 낮은 연령대에서 많이 발생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20∼3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최근 건선에 대한 인지도 상승으로 많이 발견되는 경향이 있다. 덴마크는 건선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 조기 발견율이 높고 따라서 유병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경향이 있다. 유럽의 경우 건선 발병율이 2∼3%로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Q. 건선은 계절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가?
그렇다. 여름에는 건선이 많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여름에는 자외선 노출 양이 많고 휴가 등의 영향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여가시간을 많이 즐길 수 있어 유병률이 1년 중 가장 낮다.

Q. 자외선이 건선을 완화해주는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건선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그래서 건선치료의 한 방법으로 광선치료가 있는 것이다. 특이하게 기상요법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건선환자들을 이스라엘 사해로 보내 자외선에 좀 더 노출하게 만드는 치료법이다.

Q. 건선은 신체 중 어느 부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가?
대표적으로 건선이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부위는 팔꿈치·두피·무릎이다. 하지만 건선이 국소적으로 발병할 지 전신적으로 발병할 지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Q. 건선은 동반질환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건선환자에게서 동반질환(건선형 관절염·건선형 심혈관질환·건선형 당뇨·건선형 대사증후군 등)이 왜 발생하는지 메커니즘이 명확히 알려진 바 없다. 다만 건선의 동반질환 관리가 중요한 것은, 그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반질환이 있는 건선환자의 사망률은 동반질환이 없는 환자에 비해 2배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건선성 관절염이 가장 흔한 동반질환이다. 약 7∼42%의 건선환자에서 발견됐다. 한국에서는 서울대병원에서 2008년 실시한 연구 결과, 병원에 내원한 건선환자의 14.1%에서 건선관절염이 동반된 것으로 알고 있다.

Q. 건선환자와 정신질환과 연관성은?  또 건선과 비만과의 연관성은?
건선환자와 정신질환 발병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본 연구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우울증·자살충동 등이 건선환자에게서 더 높다.

비만과 건선과의 연관성은 실제로 있다. 건선환자들의 평균 체중이 약 95㎏이라는 보고가 있다. 이유에 대해서 분명히 밝혀진바 없지만, 건선환자들은 일반적으로 대인기피증등으로 야외활동이 적고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과식·흡연·음주를 많이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Q. 건선치료제 가운데 생물학적제제의 장점은?
생물학적제제가 개발 되기 전, 기존치료제(법)의 한계로 새로운 방법이 개발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있었다. 기존치료법의 경우 건선환자의 약 50%만 효과가 있었다. 특히 중증건선환자는 약의 독성등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별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예를 들어 레티노이드(아시트레틴) 약물은 전신의 여러 부위나 심혈관계 지질대사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고, 메토트렉세이트(MTX)는 독성이 누적되는 등의 부작용을 보였다.

따라서 기존 치료법은 독성 등의 부작용 문제로 치료제를 돌아가며(Switching) 사용했었다. 하지만 생물학적제제가 등장 한 이후 치료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생물학적제제는 지금까지 독성이 누적된다는 보고 및 근거는 없다.

Q. 생물학적제제로는 엔브렐·휴미라, 스텔라라가 있다. 두 치료제의 차이점은?
TNF-알파 저해제인 엔브렐과 달리, 스텔라라는 건선 발병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인터루킨-12와 -23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완전히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이다.

스텔라라는 TNF-알파 저해제에 비해 굉장히 높은 Efficacy를 보이고(엔브렐과 비교했을 때 스텔라라가 훨씬 높다) 기존 TNF-알파 저해제가 가지고 있는 부작용을 줄인다. 또 약의 내성을 보이는 TNF-알파 저해제와 달리 기존에 내성을 보이던 환자에게도 스텔라라로 바꾸면 효과를 보였다.

다시 말해 엔브렐·휴미라보다 스텔라라가 내성 없이 더 오랜 기간 약물투여가 가능하다는 애기다. TNF-알파 저해제의 내성으로 지속적인 치료에 실패한 환자는 스텔라라로 스위칭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3년 치료 중단율이 TNF-알파 저해제는 약 50%인 반면 스텔라라 군은 약 30%로 훨씬 낮다.

Q. 스텔라라의 가장 큰 장점은?
스텔라라는 생물학적제제 가운데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모두 최고의 치료제라 할 수 있다. 다른치료제들에 비해 장기치료가 가능하고 이와 동시에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때문이다. 생물학적제제 가운데 12주에 한번만 주사로 맞는 것도 환자들에게 편의성과 순응도를 개선해 줬다.

Q. 생물학적제제인 스텔라라가 심혈관 질환 리스크를 줄였다는 연구결과가 있는가?
스텔라라는 시판되지 얼마 안됐기 때문 많은 임상 데이터가 없다. 하지만 스텔라라는 다양한 연구로 효과와 안전성을 이미 입증했다.

14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을 입증했는데, 이러한 데이터를 근거로 했을 때 스텔라라가 심혈관 질환 리스크도 줄여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또 스텔라라는 3117명의 건선환자에 대한 장기 안전성 데이터를 갖고 있으며, 최근 발표된 5년 장기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우수한 내약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Q. 건선질환은 왜 조기치료가 중요한가?
발견 직후 건선은 관리되어야 한다. 특히 어린 나이에 발병된 건선은 평생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약물치료등으로 관리해야 한다. 약물선택은 환자마다 다르지만, 10대 환자의 경우는 국소치료나 광선요법 등을 하는 것이 좋고, 20∼30대는 전신치료(MTX)를 35세∼40세 정도에서 바로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한다. 장년층은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Q. 한국의 의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진료를 할 때 가장 먼저 건선환자들의 입장을 고려했으면 한다. 일례로 의사들은 건선환자들에게 도포제·연고 등 바르는 약 처방을 선호 하는데 이는 환자들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환자입장에서는 도포제·연고등이 냄새가 나고 하루에 몇 차례씩 발라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또 환자들이 건선치료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환자와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며, 환자들에게 치료가 잘 될 것이란 긍정적인 믿음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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