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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성형외과 의사는 '불륜·변태·장삿꾼'

영화속 성형외과 의사는 '불륜·변태·장삿꾼'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2.10.3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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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건 인하의대 교수, 영화·TV드라마 8편 분석
미용수술만 부각 재건분야 배제…인식개선 필요

 황건 교수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는 성형수술을 어떻게 다루고 있으며 성형외과 의사는 어떻게 그려지고 있을까.

황건 인하의대 교수·김한준 전공의(인하대병원 성형외과)가 <ACFS>(Archives of Craniofacial Surgery)에 최근 발표한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나타난 성형외과 의사와 성형수술의 이미지' 논문에 따르면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루는 성형수술의 유형은 얼굴이나 몸을 현재 모습과 다르게 만드는 미용분야 수술을 주로 다루고 있으며, 수술자체는 성공적이었으나 환자는 불행해지는 결말이 주종을 이뤘다. 또 성형외과 의사에 대해서는 환자가 돈만 내면 필요치 않는 수술도 스스럼없이 하며, 불륜을 저지르거나 변태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하고 , 자신이나 자기 가족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아랑곳 하지 않는 부도덕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김한준 전공의
논문은 국내 최초로 성형수술이 등장하는 영화 <정형미인>(1975)을 비롯 <펜트하우스 코끼리>(2005) <미녀는 괴로워>(2006) <신데렐라>(2006) <시간>(2006) 등과 TV 드라마로는 <그녀가 보고 있다>(2005) <연인>(2006~2007) <비포&애프터 성형외과>(2008)를 대상으로 ▲환자의 주요 호소증상 및 수술의 종류 ▲성형외과 의사의 유형 ▲수술 성공 여부와 현실에서의 가능성 ▲수술로 인해 환자가 행복해졌는지 여부 등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 영화에 나오는 성형외과 의사 삼분의 일은 불륜을 저지르거나(<펜트하우스 코끼리> <그녀가 보고 있다>) 변태적인 성향을 보였고(<미녀는 괴로워>), 자기 가족을 위해 다른 이들을 주저없이 목숨을 빼앗거나 희생시키고(<정형미인> <신데렐라> <그녀가 보고 있다>) 있었다. 수술이 필요하지 않아도 환자가 원할 경우 수술을 해주는 의사가 대부분이었고, 환자에게 수술이 필요한지 여부를 원칙적으로 판단하고 수술을 결정하는 의사는 <비포&애프터 성형외과>의 '최용우 원장'뿐이었다. 또 성형수술에 대해서도 손상된 몸의 재건도 성형외과의 주요 영역임에도 신체상의 개선 부분만을 편중되게 다루고 있었다.

성형수술 받은 환자의 수술 후 삶을 다루는 시각에서도 비극적인 모습이 주종을 이뤘다. 성형수술은 성공했지만 <정형미인>에서 의사는 딸과 함께 죽고, <신데렐라>는 수술한 여의사와 수술받은 딸뿐 아니라 함게 수술받은 딸의 친구들까지 슷로 얼굴 피부를 도려내며 죽어간다. 또 <시간>에서도 여주인공은 인생의 의미였던 남자를 잃고, 남자친구는 끝내 목숨을 잃는다. 그나마 해피엔딩은 <미녀는 괴로워> 뿐이었다.

이와함께 논문은 각종 통계자료를 통한 성형외과 의사나 성형수술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 개선작업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현재 대한성형외과학회에서는 각 수련병원의 당직일지를 매일 학회 서버에 입력하도록 하고 있어 각 병원에서 어떤 수술을 하는지에 대한 통계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황건 교수는 "대한성형외과학회 서버에 매일 입력되는 각 병원 당직일지를 바탕으로 확보된 통계자료를 학회 홈페이지나 언론에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통계자료가 확보되면 왜곡되고 부정적인 표현에 대해 학회차원의 반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용 분야뿐 아니라 재건 분야도 성형외과의 주요 분야라는 것을 알리는 것도 수술기법 개발 못지 않게 성형외과 대중화와 발전을 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문에 참여한 김한준 전공의도 "간단한 수술이라도 환자를 위해 세심한 수술계획을 짜고 계획대로 수술을 시행하며 합병증 발생을 막기 위해 항상 고민하는 것이 성형외과 의사의 현실이자 이상적인 모습"이라며 "성형외과 의사의 모습을 포장할 필요는 없지만 왜곡된 이미지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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