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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료 세계적 대가 "한국 의료수가 상식 이하"

암치료 세계적 대가 "한국 의료수가 상식 이하"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2.10.1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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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신 박사 '1시간 대기 1분 진료' 근본 원인 지적

▲김의신 박사는 한국의료의 문제점으로 '저수가'를 꼽았다(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쳐). 

암 치료의 세계적인 대가로 손꼽히는 김의신 박사(가천대 길병원 암병원장)가 우리나라의 저수가 실태를 비판하고 나서 화제다.

김 박사는 18일 TV조선 '최·박의 시사토크 판'에 출연해 자신이 30년간 근무했던 미국 MD앤더슨병원과 한국 병원을 비교하며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근본 문제가 저수가 환경에 있다고 언급했다.

김 박사는 "한국 병원의 의료장비는 미국 병원들보다 훨씬 좋고, 수술 실력 역시 한국 의사들이 단연 뛰어나다"며 "최근 '미국 최고의 의사(The Best doctors or America)'로 선정되는 의사들 중에 한국 의사들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또 "요즘 각광받는 로봇수술은 미국에서 처음 개발됐지만, 그걸 제일 잘하는 사람은 한국 의사들"이라며 "한국 외과의사들의 손재주는 미국 의사들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박사는 한국이 뛰어난 의료장비와 의사를 보유하고 있는데도, 정작 한국 환자들은 미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소비자입장에선 세계에서 가장 좋은 의료서비스 혜택 받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있는 암 환자들이 미국으로 자꾸 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찾아온 한국 환자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한국에선 의사를 5∼10분밖에 볼 수 없다"고 예외 없이 대답하더라는 것. 의사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은데 시간에 쫓기어 물어볼 수가 없어서 환자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한국 의사들이 환자를 오래 동안 볼 수 없는 이유를 저수가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식에도 맞지 않는 의료수가 때문에 한국 의사들은 하루에 환자 100명을 봐야 병원이 겨우 될까 말까 한다"며 "환자를 5∼10분밖에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MD앤더슨 병원의 경우 의사들이 환자 1명 당 최소 1시간을 본다"며 "교수들이 하루에 환자를 8~10명밖에 진료하지 않는다"고 비교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MD앤더슨 병원은 약 1만5000여 병상에 의사 7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의사 1인당 병상수가 약 2.14개다. 국내 최대 병원 중 하나인 S병원의 경우 약 2000개 병상에 의사 1200명이 근무하고 있어, 의사 1인당 병상수가 1.66개로 MD앤더슨 병원보다 병상 대비 의사 수가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병원의 진료시간이 턱없이 짧은 이유는 살인적인 저수가로 인해 박리다매식 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방송을 본 의사들은 우리나라의 의료현실이 개탄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개원의는 "환자를 많이 보면 의사도 힘이 든다"며 "하지만 힘들게 일해도 돌아오는 건 환자들의 욕설과 의료소송 뿐"이라고 한숨지었다.

UCLA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는 한 의사는 "오전 타임에 예약 환자가 달랑 4명이었다"며 "시간이 넉넉하다 보니 환자와 상세한 상담을 하고 농담도 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하면 서로간의 신뢰가 생긴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열린 2013년도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협상에서 의협은 3%대 인상을 요구했으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4% 인상률과 총액계약제·성분명처방제도를 부대조건으로 내걸어 결국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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