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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 치료제, 왜 심혈관 질환에 주목하나?

만성질환 치료제, 왜 심혈관 질환에 주목하나?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2.09.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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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투스·플라빅스·리피토, 심혈관 질환 연관성 임상연구 결실

최근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블록버스터급 만성질환 치료제들이 심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 의약품 임상은 제품의 적응증에 대한 우수한 효능을 입증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았는데, 복용기간이 긴 만성질환 치료제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이같은 형태를 보였다.

그러나 점차 임상 시험의 범위를 확대해 동반 질환까지 규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만큼 만성질환 치료제들이 한 가지 치료에만 머물지 않고 동반되는 질환을 어떻게 하면 잘 조절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

인슐린 시장을 이끌고 있는 당뇨병 인슐린 치료제인 란투스(인슐린 글라진[rDNA] 주사제)를 비롯해 항응고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가 대표적으로 심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을 입증해 왔는데, 이들 연구가 어떠한 결실을 맺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란투스, 심혈관계 사건 발생에 긍정적·부정적 영향 주지 않아
먼저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는 인슐린 글라진 투여를 통한 혈당 감소가 심혈관 사건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기획된 세계 최장기·최대 규모의 란투스 연구인 ORIGIN 연구가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ORIGIN 연구는 인슐린 치료를 받은 경험이 없고, 심혈관 질환 위험성이 높은 내당능장애·공복혈당장애 또는 초기 제2형 당뇨병 환자 그룹에서 가장 장기간 대규모로 진행된 월드와이드 랜드마크 연구이다.

'ORIGIN' 연구결과 이상혈당증 환자에서 인슐린 투여로 정상 혈당 범위로 혈당을 조절할 때 심혈관계 사건 발생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년 동안의 장기간 임상 시험 결과에서, 인슐린 글라진의 투여가 암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환자들이 주로 염려하는 부분인 저혈당 발생 빈도가 기존의 임상시험보다 낮았고 체중 증가도 경미하게 나타났다.

6년 동안의 연구기간이기는 하지만 이미 심혈관 위험이 있는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계 사건을 증가시키지 않은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결과'이다.

차봉연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는 "ORIGIN 연구는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은 당뇨병 전 단계 환자나 초기 제2형 당뇨 환자에서 심혈관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은 결과가 나온 유일무이한 연구여서 매우 의미 있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란투스의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당뇨병 환자들이 안심하고 인슐린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플라빅스, 아스피린 단독투여보다 혈관성 사건 발생률 감소
다음으로 항응고제 플라빅스는 항응고제를 복용할 수 없고 뇌졸중에 대한 주요 위험인자를 최소한 1개 갖고 있는 심방세동 환자 7554명을 대상으로 심방세동 환자에서 항혈소판제의 효과를 보기 위해 'ACTIVE A' 연구를 진행했다.

ACTIVE A 연구결과 경구용 항응고제(OAC)를 투여하기 적합하지 않은 심방세동 환자에게 플라빅스와 아스피린을 병용 투여했을 때, 아스피린 단독 투여에 비해 뇌졸중·심근경색·혈관성 사망·non-CNS색전을 포함한 주요 혈관성 사건 발생률이 11%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 연구는 죽상혈전증 치료 효과뿐 아니라, 심방세동 치료까지 치료범위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물론 4년 이상 지속된 장기간 투여 시의 효과와 내약성을 입증했다.

▶리피토, 조기 투여 시 심혈관계 사망률 감소 입증
마지막으로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도 'ASCOT-LLA' 연구에서 조기에 아토르바스타틴을 투여했을 때 심혈관계 사망률 감소를 입증했다.

이 연구는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50mg/dL이하인 3가지 이상의 심혈관계 위험 인자를 동반한 고혈압 환자 1만 305명을 대상으로 아토르바스타틴과 위약 투여군에서 심혈관계 위험 감소에 대한 효과를 비교했다.

총 11년의 연구 기간 동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자는 980명으로, 임상 시작시점부터 아토르바스타틴을 투여한 환자군에서 460명, 초기에 위약을 투여한 군에서 520명이 각각 사망해, 아토르바스타틴군의 사망률이 위약군에 비해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1년, ASCOT 종료 후 8년간 영국인 피험자 4605명을 추적·관찰한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더라도 고혈압·고령·흡연등의 관상동맥질환 다중위험요소를 가진 환자에서 심근경색증과 뇌졸증의 발생위험을 위약 대비 각각 45%, 27%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리피토는 이 연구를 통해 관상동맥 심질환에 대한 임상적 증거는 없으나, 관상동맥 심질환의 다중위험요소(55세 이상, 흡연, 고혈압, 낮은 HDL-콜레스테롤 수치 또는 조기 관상동맥 심질환의 가족력 등)를 가진 성인 환자에서 심근경색증·뇌졸중·혈관재생술 및 만성 안정형 협심증에 대한 위험성 감소에 대한 적응증을 승인 받았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대표적 만성질환인 당뇨병의 경우 심혈관 질환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질환이 장기화될수록 심혈관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ORIGIN 연구와 같이 본래의 의약품의 적응증에 관련된 임상을 넘어 심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을 적극적으로 규명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에 있다"며 "앞으로 다른 질환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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