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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보건소, 혈액형 문진으로만 확인

황당한 보건소, 혈액형 문진으로만 확인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2.07.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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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믿은 산부인과 수혈사고…산모 생명지장없으나 혈액투석

일부 보건소에서 기본적인 검사 없이 문진만으로 결과를 내주고 있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서울시 쌍문동에 있는 D 보건소가 산부인과 검진 시, 환자들이 원하지 않으면 따로 환자의 혈액형은 검사하지 않고 문진으로만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쌍문동의 Y산부인과 K 원장이 지난 25일 새벽에 입원한 산모에 대해 응급 제왕절개를 시행했으나, 출혈로 인해 수혈을 하면서 문제가 제기됐다.

K 원장은 환자가 임신 초기에 D 보건소에서 기본 검진을 받고 제출한 검사 결과지에 나온 혈액형 A+를 토대로, 환자에게 수혈을 시행했다.

K 원장은 "처음에 산부인과에서 기본검진을 요구했으나, 환자는 보건소에서 검사한 결과를 제출했다"면서 "보건소의 검사 결과와 함께 환자에게도 재차 확인 후에 수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수혈 후, 환자의 자궁 경부 출혈부위가 지혈이 됐다가 2시간 경과 후 다시 재출혈이 되면서 결국 상급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의사는 상급병원 측으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상급병원에서는 혈액형이 A+가 아니라 B+에 가깝다는 것이다. 

K 원장이 보건소에 확인해본 결과 "보건소에 산모가 오면 혈액형은 문진으로만 확인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해당 보건소에 기자가 재차 확인했을 때에도 보건소 관계자는 "환자가 원하면 혈액형 검사를 하지만, 환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문진검사로 대체한다"고 답했다.

K 원장은 "보건소 검사결과를 당연히 믿고 수혈을 시행했었다"면서 "잘못된 보건소 검사결과로 인해 환자가 고생하고 있고 의사로서 마음이 편치 않다"고 전했다.

현재 환자는 생존해 있으며, 혈액투석을 받고 있다.  

그는 "환자가 다행히도 생명에는 이상이 없으나, 콩팥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산모의 혈액형은 가장 기본적인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문진으로만 결과를 내준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원장은 또 "이번 사고는 검사실 직원의 실수에 의해서 한 사람이 피해보게 됐다"면서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보건소 검사에 대해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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