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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치료제 글리벡 '지고' 타시그나 '뜨고'

백혈병치료제 글리벡 '지고' 타시그나 '뜨고'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2.07.1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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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시그나, 글리벡보다 효과 30배 좋고 부작용도 줄였다
강력한 2세대 표적항암제…백혈병 완치의 가능성 열어줘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백혈병 치료제로 명성을 날렸던 '글리벡'이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글리벡의 뒤를 이어 탄생한 '타시그나'가 글리벡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여 7월 1일자로 국내에서 만성골수성백혈병 1차 치료제로 보험급여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글리벡의 대를 이어가게 될 '타시그나'(성분명:닐로티닙)는 현재 만성골수성백혈병(CML) 1차 요법의 표준치료제인 글리벡과 비교한 제3상 임상시험에서 치료의 효과를 나타내는 주요 분자생물학적 반응률과 완전세포유전학적 반응률 등에서 더욱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것이 입증됐다. 또 부작용 면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했다.

▶타시그나 복용한 환자 99%가 병이 진행되지 않아
타시그나 제3상 임상시험 ENESTnd 36개월 연구결과에 따르면 CML 환자가 가속기나 급성기에 이르렀을 경우 1년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타시그나의 우수한 진행 억제 효과로 인해 타시그나를 복용한 환자의 99% 이상이 가속기나 급성기로 병이 진행되지 않음이 확인됐다. 즉, CML 치료의 핵심인 병의 진행을 늦춰주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특히 새롭게 CML로 진단받고 타시그나 300㎎을 1일 2회 복용한 환자의 32%가 암유전자가 검출되지 않는 상태인 완전분자학적반응(CMR)을 달성해 글리벡 400㎎을 1일 1회 복용한 환자의 15%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또 타시그나 복용군이 글리벡 복용군보다 가속기나 급성기로 병이 진행되거나 CML로 인한 사망자도 유의하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박에 글리벡으로 최소 2년 이상 치료받은 후에도 암유전자(Bcr-Abl)가 검출된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타시그나를 투여했을 때(ENESTcmr의 12개월 연구결과) 23%가 암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았다.(글리벡 11%)

▶초기치료부터 보다 강력한 항암제 처방해야
글리벡이 나오기 전까지 백혈병 치료는 골수이식에 의존했다. 그러나 골수이식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치료제가 필요했다. 이처럼 제한적으로 백혈병을 치료할 당시 세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글리벡은 골수이식보다 높은 생존율을 보이면서 백혈병 치료의 한 획을 긋게 됐다.

김동욱 교수(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서울성모병원에서 처음부터 글리벡을 처방받은 363명의 환자 생존율과 반응률을 조사한 결과 골수이식 등 기타 치료를 하지 않고 글리벡만 처방했을 때 환자들이 69%의 생존율을 보였다. 이는 골수이식보다 글리벡 등 항암제 치료 의존도가 더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지난 10년간 치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29%의 환자들이 글리벡이 잘 듣지 않아 치료중단을 했지만, 골수이식보다 글리벡 등 항암제 치료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어떤 약으로 치료를 하느냐가 치료결과를 다르게 한다"고 말했다.

또 "글리벡 이후에 출시된 치료제는 타시그나를 비롯해 스프라이셀·슈펙트 등이 있는데, 이들 약들은 2세대 표적항암제로 완전분자학적반응을 얻는 것이 최종 목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완전분자학적반응이 있는 환자들이 약을 끊었을 때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스프라이셀과 슈펙트도 기대되는 약이지만, 이번에 1차 치료제로 보험급여를 받게 된 타시그나는 글리벡보다 효과는 30배 좋고 부작용은 줄였다"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앞으로 글리벡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CML 완치의 첫 걸음 타시그나로부터 시작됐다
실제로 노바티스는 타시그나를 출시하면서 "CML 완치의 첫 걸음이 타시그나로부터 시작됐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CML 환자가 초기에 2세대 표적항암제와 같은 강력한 치료제를 복용하면 완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고, 항암제를 평생동안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는 것.

김동석 교수가 40명의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 CML 환자에서 글리벡 중단연구'(2010년 10월 9일∼2012년 4월 30일)에 따르면 완전분자학적반응을 보인 환자 가운데 글리벡을 중단했을 때 재발한 환자에게 또 다시 글리벡을 투여하면 완전분자학적반응을 보이는 시간이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를 근거로 앞으로 2세대 표적항암제는 완치의 가능성을 좀더 많이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김 교수는 "초기에 강력한 치료제를 투약해 완전분자학적반응을 유도하고, 2년 이상 투약을 통해 완전분자학적반응을 유지한 다음 치료를 중단했을 때 재발이 되지 않거나 재발률이 낮으면 완치에 가까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보다 더 완벽한 완치율을 얻기 위해서는 2세대 표적항암제에 인터페론을 병용해 암세포 자체를 소멸시키는 것도 좋은 치료수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타시그나가 아무리 좋은 약이라고 해도 해결돼야 할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보험급여기준.
김동욱 교수는 "현재 보험급여기준으로는 1차 치료제인 타시그나만 처방할 수 있는데, 진료를 하다보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약을 써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급여가 되는 타시그나를 처방한 후에 글리벡으로 약을 바꿀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데, 글리벡은 보험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있다"며 "다양한 치료제들이 보험급여가 적용돼 환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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