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7 13:15 (토)
"소통 없는 의료정책에 목소리 내고 싶었다"

"소통 없는 의료정책에 목소리 내고 싶었다"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2.06.07 18:41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대협, 침묵시위 계기 묻는 질문에 정책 방향 아쉬움 토로
남기훈 의장 "전국 의대생이 공감할 수 있는 전달법 고민"

▲ 남기훈 의대협 의장. ⓒ의협신문 이은빈
"선배 의사들보다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우리들이 보기에도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의협이 빠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너무나 쉽게 포괄수가제가 통과됐다는 게 아직도 의문입니다."

전국 의대생들이 일을 벌여도 단단히 벌였다.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특강일에 맞춰 검은 정장을 입고 일제히 늘어선 70여명의 학생들. 아무것도 외치지 않고, 흔한 피켓도 들지 않은 그들은 그저 흰 가운을 팔에 걸친 채 "당당하게 입을 자신이 없다"고 했다.

이날 박기수 부대변인을 통해 보건복지부에 전달된 자필 편지는 의대생의 고된 일과를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해 보건의료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지난한 논쟁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답답함을 그대로 담고 있다.

허구한날 수업에, 실습에 치여 사는 의대생들이 현안의 전면에 나서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침묵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은 "소통 없이 강행된 추진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장관 특강일에 단체행동을 결심한 이유가 있나.

남기훈 전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연합 의장(이하 남): 무엇을 위해 의사가 되려고 공부하고 있는 건지. 연일 터지는 논란을 지켜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혼자 하려고 했는데, 대의원들이 적극 공감을 표시하면서 같이 나서게 됐다.

이성우 고려의대 학생회장(이하 이): 환자를 가장 가까이, 많이 보는 사람이 의사인데 관련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의사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솔직히 놀랐다. 많은 학생들이 화가 나 있다. 우리가 직접 알려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온 것은 그 때문이다.

자필로 편지를 쓰고, 침묵으로 의사표현을 한 방식이 독특하다. 어떻게 계획하게 된 건가.

정세용 연세의대 학생회장: 급박하게 결정한 감이 있다. 편지 내용이나 방식은 의대협 대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했다. 급하게 정했는데도 전국에서 많은 학생들이 와준 것을 보고 감동했다. 의사사회가 꽤 희망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남: 사회에 나온 사람도 아니고, 이익집단도 아닌데 학생으로서 순수하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의상은 흰 가운과 대조적인 검정으로 통일했다. 자필편지는 가장 학생답게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한 의도라고 보면 된다. 

▲ 왼쪽부터 정세용 연세의대 학생회장·남기훈 의대협 의장·이성우 고려의대 학생회장.

학생들이 나섰다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도 있는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해 달라.

남: 의대협 회원들은 앞으로 짧게는 1년, 길게는 2~3년 내에 의사가 된다. 포괄수가제나 만성질환관리제 같은, 의료행위를 할 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대해서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취지에서 정책 스터디를 하고 있다. 반대만 하지 않고, 전문가로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 시위를 하기 위해 모인 게 아니라, 의견 전달이라는 학생들의 의도를 보건복지부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최소한 이렇게라도 해야 소통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단체행동과 관련해서는 학생회 페이스북 등을 통해 폭 넓게 피드백을 받을 예정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