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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피임약 전환, "산모·태아 죽고사는 문제라 본다"

응급피임약 전환, "산모·태아 죽고사는 문제라 본다"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2.06.0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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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안나 진오비 대변인 보건복지부 앞 1인 시위

▲ 최안나 진오비 대변인이 7일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에 항의하며 복지부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의협신문 김선경
그녀가 이번에도 몸을 날렸다. 이번에는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한 정부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예약한 환자 스케줄을 부랴부랴 정리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청 발표 후 보건복지부로 내달렸다.

한손에는 1인 시위용 피켓과 다른 손엔 전단지를 들고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 진을 쳤다. 지나가는 시민은 몰론, 시위를 감시하기 위해 온 무전기를 든 검은 양복의 남자에게도 전단지를 쥐어 준다. "의사와 상담해서 제대로된 피임하세요"란 말과 함께.

전단지를 받아든 '검은 양복'이 황당한 웃음을 짓는다.

그녀는 낙태반대 운동으로 유명세를 치른 최안나 진오비(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 대변인이다.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려는 의약품 재분류에 대해 평을 한다면?

-전문약 중 일반약으로 전환하려는 212개 품목 가운데 응급피임약을 뺀 211개 의약품의 부작용을 모두 합친 것보다 응급피임약의 부작용이 더 치명적이다. 피임의 실패가 곧 낙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응급피임약 전환은 사람이 죽고사는 문제라고 본다.

응급피임약 일반약 전환의 가장 큰 문제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치명적인 조치라는 점이다. 임신을 한지 모르고 성관계를했다가 임부금기의약품인 응급피임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사전 피임약도 임부금기의약품인데 하물며 응급피임약은 사전 피임약보다 약효가 10∼30배까지 높다. 상황에 따라서는 기형아를 낳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원치않는 임신과 낙태를 줄이기 위해 접근성을 높이려는 조치라는 해명이다

우리보다 10여년 먼저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한 미국이나 영국·노르웨이·스웨덴·중국 등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약 전환에도 낙태율이나 원치않는 임신이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약으로 전환해도 달성하려는 목적이 전혀 달성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중국의 경우도 일반약으로 전환한 후 사회적인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 정부는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전문의약품으로 두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말이 있다

-응급피임약의 피임 실패율이 최소 15%나 된다는 것이 제약사의 발표다. 현장에서는 실패율이 훨씬 더 된다고 보고 있다. 15∼30%의 실패율에도 약을 먹고 피임한 것으로 생각할텐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올바른 피임법은  그때그때 약국에서 응급피임약을 사먹는 것으로 해결해서도 안되고, 할수도 없다.

-사후피임약이란 용어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응급피임약은 평생 한두번 정말 응급한 경우 마지못해 쓰는 약이다. 하지만 피임연구회가 최근 조사한 결과, 응급피임약 소비자의 80%가 20대 미혼 여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재복용률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응급하게 평생 한두번 사용해야 하는 응급피임약이 마치 일반 피임약처럼 상시복용되더라는 말이다.

-그럼 원치않는 임신과 낙태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나?

의사를 만나 상담한 후 자기에게 가장 맞는 피임법을 선택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물론 산부인과 의사들도 젊은 여성들이 산부인과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현실을 바꾸도록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계획은?

진오비는 종교단체가 아닌 전문가단체다. 전문가단체로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그렇게 얘기했는데 오늘 정부 발표를 보면 일반약으로 하겠다는 말이다. 아무리 근거를 들어 얘기해도 안듣는다. 그대로 전환이 최종결정되는 8월까지 전환반대를 계속 외칠 것이다.

9일에는 서울 시청앞 과장에서 낙태 반대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정부가 8월 현명한 최종결정을 내리도록 물고 늘어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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