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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료의 사회사

미국의료의 사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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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4.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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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스타 지음/이종찬 옮김/의협 의료정책연구소 펴냄/4만원

한국 사회에서 의학-인문학-사회과학을 융합하려는 학자는 어느 공간에서 숨쉴 수 있을까. 한 권의 책을 통해 의학-인문학-사회과학의 융합적 지평에 다가설 수 있을까.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각 분과 학문의 수직적 장벽을 무너뜨리고 학문 간의 수평적 융합을 통해 새로운 인식의 틀을 구축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도전해보고 싶다면, 이 책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폴 스타 프린스턴대학 교수의 명저 <미국의료의 사회사> 전면개정 번역판이 출간됐다.

이 책은 1982년 출간된 이후 언론·문학 분야의 '퓰리처상', 사회학 분야의 '라이트 밀즈상', 역사학 분야의 '밴크로프트상'을 두루 수상한 고전이다.

이 책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몇가지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미국의료는 구조적이고 역사적인 과정의 산물이기에 구조적 분석과 역사는 서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저자의 방법론적 문제의식은 사회학과 역사학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할 것인가에서 출발한다.

두번째로는 의료의 정치학과 경제학에 대한 이해를 통해 의학을 광범위한 사회적 맥락에서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번째로는 의료의 문화와 제도를 동시에 접근하는 균형적 시각을 통해 문화적 분석과 정치경제학적 분석 사이에서 어느 곳에도 치우치지 않고 긴장감 있게 풀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700쪽이 넘는 이 책은 두 권으로 구성돼 있다. '의사, 권력 그리고 병원'을 주제로 한 1권에서는 ▲민주적인 문화 1760~1850 ▲시장의 확대 ▲전문가 권위의 강화 1850~1930 ▲병원의 새로운 변화 ▲보건의 영역 ▲기업으로부터의 도피 1900~1930 등 6개 장으로 나누어 근대의학의 형식과 내용을 갖추기 이전부터 1930년대까지를 다룬다. 이어 '의사, 국가 그리고 기업'을 이야기한 2권에서는 ▲개혁, 그 신기루 ▲조정의 승리 ▲자유주의 시대 ▲미국 의료의 위기 ▲기업의료의 등장 등을 통해 서구사회에서 유일하게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없는 미국의 의료상황을 설명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다음과 같은 몇가지 질문들에 답을 얻게 된다.
-19세기 초와 중반 의학적 권위에 신중했던 미국인들이 왜 20세기에는 의학적 권위를 추구하게 됐는가.
-19세기에는 심하게 분열돼 재정적으로 불안정했던 미국 의사들이 어떻게 20세기에는 단결을 통해 전문직으로 성장했는가.
-왜 병원은 의료에서 중심적인 제도가 됐고, 보건은 그렇지 못했는가.
-왜 미국은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없는가.
-왜 다른 보험제도 보다 불루크로스와 상업적인 배상보험이 민간보험시장을 지배하게 됐는가.
-왜 연방정부는 의료조직의 변화가 없는 성장지향적인 정책으로부터 성장을 규제하는 재조직 정책으로 입장을 바꿨는가.
-왜 의사들은 오랫동안 근대적 기업의 통제로부터 벗어났으나 지금에는 기업적 보건의료제도의 형성을 지켜보면서 실제로 참여하고 있는가.

이 책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주관하는 의학·사회학·역사학 전공자 의료문화 창달 지원사업 일환으로 발간됐으며, 이종찬 아주의대 교수(인문사회의학교실)가 우리말로 옮겼다(☎02-794-6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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